ANC: 외국인을 대상으로 60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북한 지도자들을 찬양하는 내용을 방송하는 곳이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들을 수 없는 이 방송이 어떤 건지 홍알벗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북한 ‘조선의 소리(Voice of Korea)’ 방송이 지난 6일 영어방송을 시작한지 63주년을 맞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5년 10월 김일성 주석의 평양 입성 소식을 처음 전한 이 방송은 1951년 11월 6일부터 영어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영어 외에도 일본어와 러시아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그리고 아랍어로도 방송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조선의 소리 방송은, 외국에서는 사용하는 곳이 많이 줄어든 단파 라디오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4-2015년 편성표를 보면 1시간짜리인 영어방송의 경우 북한 국가로 시작해 김일성 및 김정일 노래와 함께 영어 뉴스와 논설, 그리고 음악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과 같은 국내 대형 사건, 사고도 다루고 있습니다.
녹취 / 조선의 소리 :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뉴스 ( 영어 )
하지만 60년이 넘도록 변하지 않는 것은 방송내용의 대부분이 선전선동 일색이라는 겁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행적을 주로 보도하는 뉴스는 조선중앙통신이나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권 등 주요한 북한 관련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미국 등 서방국가를 비난하는 논설형식의 프로그램도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단파 라디오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조선의 소리 방송을 듣는 영어권 청취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좁은 울타리 안에서 지도자와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조선의 소리 방송이 급변하는 국제사회 속에 적응하지 못한 채 외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