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연말께부터 북중 국경지역의 중국 업체에 파견돼 일할 북한 근로자의 임금은 월 평균 150~200 달러 수준으로 이 중 북한 당국이 90~120 달러를 거둬 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사상 오염'을 우려한 북한 당국은 작업장 내 북중 양국 근로자 간 접촉을 최대한 제한해줄 것을 중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북한 근로자의 중국 파견 근로 계약서 내용을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 연말께부터 북중 국경지역의 중국 내 공단에서 일하게 될 2만 명의 중국 파견 북한 근로자의 임금은 월 150~200 달러이며, 이를 북한 당국과 근로자 개인이 6(90~120 달러)대 4(60~80 달러) 비율로 나누게 된다고 홍콩의 주간지 ‘피닉스 위클리’가 훈춘발로 최근 보도했습니다.
친 베이징 성향의 이 잡지는 복수의 지린성 정부 관리를 인용해, 북중 양국이 맺은 북한 근로자 중국 파견 계약서에 따라 중국 업체가 매월 임금을 쪼개 북한 당국과 근로자 개인에 나눠 지불하게 된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중국 정부 관리의 입을 통해 중국에 파견될 북한 근로자의 정확한 임금 규모와 분배 비율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 경우 북한 당국이 이번 근로자 파견을 통해 추가로 거둬들이는 돈만 연간 2천100만~2천8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매체는 이어 북한 당국이 업체 배정 때 가능한 많은 수의 북한 근로자가 한 곳에 모여 일하고 중국 근로자와 접촉도 최대한 제한할 것을 중국 측에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이 중국인 동료, 상사와 장시간 함께 일하면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중국 물’이 들 것을 우려했다는 겁니다.
한편 이 같은 대규모 근로자 파견을 통한 북중 간 경협이, 중국 동북3성 개발에 필수적인 데도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나선특구 개발까지 염두에 둔, 중국의 장기적 경제 전략의 일환이라고 한 지린성 관리는 밝혔습니다. 지린성 훈춘과 투먼 등 북중 변경지역 중국 내 산업공단에서 경공업과 전자, 건축자재 생산 공장을 중심으로 싸고 질 높은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성과를 낸 뒤 이 업체들이 나선특구에 진출하도록 유도한다는 겁니다.
이 관리는 중국에 파견됐던 북한 근로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나선특구에 진출한 중국 공장에서 관리자로 일하게 된다면 지린성과 나선시의 경제 발전도 촉진하는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중 경제 전문가인 미국 MIT 대학 존 박 연구원도 이처럼 아직 초기 단계인 북한 근로자의 중국 파견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 지금은 마치 북한이 중국의 등에 올라 탄 채 경제개발에 나선 형국입니다. 앞으로 더 큰 규모의 북한 근로자 중국 파견 등이 김정은 정권을 위한 주요 자금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닉스 위클리는 하지만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는 북한과 경협 확대에 여전히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지정학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북중 간 경제협력이 한계에 직면할 거라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