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중국에 파견된 노동자들에게 지불해야 할 노임 대신에 유희장 건설에 필요한 건설자재와 유희시설을 대량 수입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에 파견된 근로자들 속에서는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무역거래를 하고 있는 한 중국인은 "북한이 중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월급 대신 중국 측에 유희시설과 건자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아마 평양에 유희시설을 과도하게 짓다보니 외화가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아직까지 중국 지린성 도문시에 파견된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한 번도 지불하지 않았다"면서 "얼마 전 몸이 아파 평양으로 귀국하는 여성들에게 인민폐 1천원(미화 150달러)을 지급하고, 나머지 1천 위안을 상품권으로 주겠다고 약속한 것 외에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중국 기업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한 달에 2천 위안씩 지불하기로 되어 있는데, 도대체 그 돈을 어디에 가겠는가"면서 최근 평양에 대대적으로 건설되고 있는 유희장 건설을 해외파견 근로자의 임금체불과 연관 지었습니다.
김정은 집권이후 4월에는 창전거리 아파트가 준공됐고, 7월에는 릉라인민유원지, 11월에는 인민야외빙상장, 롤러스케이트장이 연이어 개장하는 등 평양에는 특권층을 위한 위락시설이 본격적으로 건설되고 있습니다.
심각한 외화난에 쪼들리고 있는 북한이 대규모 자금을 유희시설 공사에 투입하면서 그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국경지역의 또 다른 한 북한 주민도 "김정은이 공병부대와 인민군 부대들에 유희장 건설을 자체로 하라고 지시하면서 이 부대들이 군인들을 노동자로 가장시켜 중국에 파견하고 있다"면서 "결국 그들의 노동력의 대가로 유희시설이 건설되지 않겠는가"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얼마 전에 중국에 파견됐던 봉제공장 노동자들이 일이 힘들다고 평양으로 다시 돌아왔다"며 "하루에 13~16시간씩 일하다보니 적지 않은 여성들이 관절염과 허리통증을 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해외 파견 근로자 임금착취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의 말입니다.
"북한이 워낙 외화가 모자라기 때문에 인력수출을 통해서 외화를 버는 것은 좋은 데 거기에 인권문제가 제기됩니다. 예를 들어 임금을 약 200달러 책정된 것 같은데, 북한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북한 돈으로 5천원(암시세 1달러)밖에 되지 않습니다. 굉장한 임금착취이지요"
김 소장은 "북한 근로자들이 중국인들과 접촉할 수 없는 고립된 공간에서 노예처럼 일하고 있다"며 이는 국제노동법 기준에 저촉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