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핵전쟁 공포증에 시달려

0:00 / 0:00

앵커: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도시 주민들이 핵전쟁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전쟁이 일어날 경우 인구밀집 대도시들이 집중 타격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자식들을 시골로 내려 보내는 주민들도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의 노골화된 핵전쟁 위협에 북한 대도시주민들이 공포에 싸여있다는 소식입니다.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일수록 핵 타격의 중심목표가 된다는 생각 때문에 대도시 주민들은 요즘 밤잠도 설치는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남도의 한 주민은 “여기 국경지역에 오니 이상한 느낌마저 든다”며 자신들이 사는 도시에서는 “어느 순간에 핵전쟁이 터질지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에 친척들이 있는 시골로 자식들을 모두 내려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전쟁 위협을 크게 강조하며 주민이동을 모두 차단해 국경지역까지 오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 주민은 도시로 통하는 길들은 모두 무장한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며 적위대 비상소집과 대피훈련이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흥시의 경우 시골로 대피한 학생들이 많아 학교로 등교하는 학생들은 큰 불안감에 시달린다며 위에서는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고 선동하는데 학교선생님들은 오히려 “전쟁이 그리 쉽게 일어나겠느냐”며 학생들을 달래는 형편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지금 여기(북한)는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라며 “주민들은 이번에 전쟁이 일어나면 무조건 ‘핵전쟁’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과 가까운 국경지역이나 농촌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미국의 핵이 설마 여기까지야 날아오겠냐는 분위기이지만 평양을 비롯한 도시 주민들은 전쟁이 터지면 꼼짝 못하고 죽는다는 불안감에 몹시 뒤숭숭해 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이 “미국과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가 핵을 쏘면 미국인들 가만히 있겠냐?”며 “어차피 핵이 터지면 다 죽겠는데 훈련이고 뭐고 할 필요가 어디 있냐”는 현지 주민들의 원성을 전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핵만 가지면 어떤 적도 덤비지 못한다더니 핵이 있는데도 맨날 누가 침략한다고 떠드는 건 무슨 소리냐?”는 주민들의 비난을 전하며 “누구를 선제타격 한다고 큰소리치다가 도리어 선제타격을 받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핵을 가지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끔찍하게 시달릴 줄은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며 “도대체 핵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며 불만에 싸여있는 주민들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