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고양이 손발도 빌린다'는 바쁜 가을철에 북한이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후방에 있는 군인들까지도 군복을 입은 채 취침할 것을 지시하는 등 전쟁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북한의 논밭에 주민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연이은 태풍과 냉해로 인해 올해 역시 농사를 망쳤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한 톨의 알곡이라도 더 건지려면 한시바삐 가을해 들여야 할 상황인데 북한 당국은 뜬금없는 전쟁소동을 벌리고 있다고 여러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함경북도의 국경연선 도시를 방문한 청진시 주민 장 모씨는 “여기에 오니 마치 딴 세상에 온 것 같다”며 “청진시 사람들은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며 난리”라고 말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대학생소식통도 “조성된 정세와 관련해 지방군부대 군인들도 모두 군복과 신발을 착용하고 취침을 할 데 대한 명령이 내렸다”며 “부업지에 나갔던 병사들도 서둘러 부대에 복귀시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지방군 부대들까지 군복차림으로 취침을 할 데 대한 지시를 내린 것은 지난 9월 20일 경으로 이는 서해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북한 선박들에 대해 한국해군이 경고사격을 한 시기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들은 과거 북한이 ‘전시사태’나 ‘준전시사태’를 선포할 때에도 군사분계선(휴전선) 주변 군인들에게만 전투복을 착용하고 취침을 하게 했다며 이번처럼 지방군부대들까지 전투복차림으로 잠을 자도록 한 사례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방군 병사들까지 군복차림으로 취침하게 하면서 주민들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국경경비대의 한 병사는 “한국군이 서해에서 도발의 구실을 찾기 위해 우리(북한) 어선들에 총질까지 해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서해에서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말데 대한 명령이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명령이 내린 처음 며칠간은 모두 군복을 입은 채로 잠을 잤지만 며칠 후부터는 몰래 군복을 벗고 잔다며 군인들 대부분이 무좀이 심해 신발을 신고 잘 수가 없는데다 이가 끓어 군복을 입고 잘 수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농사가 제대로 안 돼 협동농장들마다 자체로 가을걷이를 하고 있는데 군인들의 지원이 없다나니 가을걷이가 늦어져 손해가 더 크다”면서 “그런데도 정세 긴장을 이유로 병사들의 휴가나 외출까지 모두 중단됐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