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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외부세력의 침략가능성을 주장하면서 내부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로 살기위한 모임까지 대대적으로 조직하고 있다는데요. 이같은 긴장 분위기 조성을 통한 노림수는 무엇인지,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식량난에 자연재해까지 덮친 북한 당국이 전례 없는 전쟁분위기를 고취하며 주민들에게 긴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된 중국 장백현 백산시 소식통은 “지금 그쪽에서는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고 난리들”이라며 “전쟁을 한다고 해도 전투에 나서겠다고 할 사람들이 있기나 하겠는지 모르겠다”며 북한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무역거래를 위해 며칠간 양강도 혜산시에 다녀왔다는 강씨는 “그렇게 복잡한 속에서 살아가는 조선(북한)사람들이 참 대단하다”며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처럼 정신차릴 틈도 없이 사람들을 들볶는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강씨에 의하면 북한은 다가오는 당대표자회의를 앞두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길거리는 물론 공장, 기업소들마다 구호판을 새롭게 고쳐달고 있는데 여기에는 미국과 한국을 비방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혜산시 성후동 시답사숙영소 앞 도로를 비롯한 주민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는 ‘조선노동당대표자회의를 우리당 역사에 다시없는 대경사로 빛내이자!’, ‘더 큰 노력적 성과로 당대표자 회의를 맞이하자!’는 구호들이 나붙었다고 합니다.
특히 혜산광장에는 당대표자회의를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기 위한 ‘속보(소개판)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 “일하자는 구호는 얼마 없고 모두 미국과 남조선(한국)을 때려 부수자는 구호들만 난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당 대표자회의를 잘 맞는다고 하면서 웬 총이나 미사일 그림들만 잔뜩 있는지 보기에도 섬뜩했다”고 ‘속보전시회장’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소식통은 8. 15(광복절)를 계기로 각 공장, 기업소, 조직단위로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긴장되고 동원되게 생활하기 위한 종업원총회’가 열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해마다 정세가 긴장된다고 해도 지금처럼 종업원총회까지 열린 적은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또 “천안함 사건은 도끼사건(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이후 미제가 일으킨 가장 큰 도발사건이라는 내용의 강연회가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도끼사건 당시 주민들이 이불가지들까지 모두 뜯어 솜동복과 버선을 만들면서 전쟁발발에 대비했던 사실들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길거리에는 당대표자회의를 잘 맞자는 구호들이 붙어있지만 정작 공장이나 사업소 마당에 들어서면 전혀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여기저기에 미국의 전쟁도발책동을 짓부시자고 적힌 구호들이 시커먼 글씨로 붙어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 정세가 도끼만행사건 때보다 더 엄혹하다는 것을 강조해 주민 결속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적위대 비상소집, 등화관제훈련, 대피훈련, 소개훈련도 조직하면서 연일 전쟁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고 합니다.
소식통은 “회령시는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동안 소개훈련을 한다”며 “65세 미만의 모든 사람들이 이틀분 식량과 작식도구(밥을 지을 수 있는 도구)들을 가지고 지정된 장소로 긴급 대피해 야외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쌀값이 내리지 않아 가뜩이나 불만이 많았는데 큰물피해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은 완전히 자포자기 상황”이라며 “이러한 판국에 갑자기 전쟁이 일어난다고 야단들이니 어찌 짜증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노동당대표자 회의를 앞둔 북한 당국이 불만에 찬 주민들의 시선을 돌리고 결속을 다지기 위해 일부러 전쟁분위기를 띄우고 있다는 의혹이 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