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를 전면 배격하면서 전체 주민을 동원해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마당까지 전면 폐쇄되면서 추운 겨울 주민들의 생계가 또 타격을 받는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연일 전체 주민을 동원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강하게 성토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TV/북한 관리: 미국과 추종세력의 반공화국 고립 압살 책동에 초강경 대응으로 우리는 자주권을 수호하고....
국방위원회성명이 발표된 직후, 북한은 공장 기업소 단위별로 성토대회를 조직하고 전쟁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 주민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평안북도의 한 주민은 "국방위원회 성명이 나온 25일부터 공장과 농장, 대학 할 것 없이 미국과 유엔안보리를 단죄하는 선전으로 들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앞으로 있게 될 핵실험은 미국을 겨냥한 것을 숨기지 않는다"는 국방위원회 성명이 나오자, "일부 사람들 속에서는 이러다가 진짜 이번에 우리나라(북한)에서 핵전쟁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고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노동당 강연강사들이 나와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미국의 '허재비(허수아비) 집단'으로 매도하면서 주민들이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유엔안보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까지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큰 나라'들을 '줏대 없는 나라들'로 빗대어 비난하자, "중국에 대해 이처럼 강도 높게 비난해보기는 처음"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편, 정전으로 인해 국방위원회 성명을 텔레비전으로 접하지 못한 함경북도 국경지방의 농민들은 전신으로 배포된 성명문을 접하고 반미선전 구호를 외쳤고, "일부 주민들은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바엔 전쟁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흥분까지 했다"고 현지 주민은 말했습니다.
북한은 24일 밤 이후 전국적으로 보안원과 규찰대를 풀어 장마당을 폐쇄하고, 사회치안 통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 지방에서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한모 주민도 "전쟁소동이 벌어지면서 보안원들과 규찰대들이 장사꾼들을 쫓고 있다"면서 "가두여성들마저 시위에 동원되느라 물건을 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약초를 사러 산골로 다니던 도매상인들도 "전쟁바람에 약초 사러 가지도 못하고 발이 묶였다"면서 "준전시에 잘못 걸리면 사상적으로 처벌받기 때문에 되거리 장사하던 사람들도 자취를 감추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25일 전체 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 등 민간무력에 전시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주민은 "비상용 식량과 배낭을 준비하고 전시동원상태에 돌입하라는 군당 민방위부의 지시를 받고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면서 "모든 교도대원들은 해당 진지를 차지하고 신발도 벗지 못하고 참호에서 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정은)지도자가 젊어서 그런지 과거 아버지가 있을 때보다 더 급하게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추운 겨울에 먹을 것과 땔감을 얻자면 움직여야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앞으로 평양을 비롯한 각 도시별로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반대하는 대규모 군중시위를 열고 한동안 전쟁 분위기로 몰아갈 것이라고 복수의 북한 주민들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