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감시에 어린이까지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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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김정일 시대에나 있었던 유치한 조사방법을 동원해 마약사범 검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학교 학생들을 마약사범을 색출해내는 조사에 이용하면서 북한 주민들속에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우려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밀수와 마약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김정일 시대 북한의 사법기관들이 한동안 써먹던 조사수법이 있습니다. 같은 인민반이나 직장 동료들의 비행을 무기명으로 써서 바치도록 했는데 주민들이 절대로 거부할 수 없도록 갖은 방법을 동원해 강요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한 소식통들은 "그 당시에도 사회적 동요나 주민들의 반감을 우려해 중앙에서 조직한 검열대의 조사에서만 이런 방법을 제한적으로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는 이런 조사방법이 동원된 적이 없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가보위부가 주민들의 감시와 단속을 위해 김정일 시대의 유치한 조사방법을 다시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지어 소학교 학생들에게도 이런 조사방법을 적용해 주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학교 담당보위지도원들이 최근에 있은 마약범죄 집중조사에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을 악용하고 있다”며 “이런 사실에 학부모들은 말할 수 없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함흥시 사포구역의 한 담당보위지도원은 마약범죄 집중조사기간에 만 7살밖에 안 된 소학교 학생들 앞에서 마약흡입 도구를 칠판에 그려놓고 어린 학생들에게 “이것이 무엇이냐?”고 일일이 캐물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에 많은 학생들이 마약흡입기의 북한식 은어인 ‘코나팔’, ‘코피리’라는 이름을 대답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보위지도원은 그렇게 대답한 학생들을 모두 기록했다가 그들을 한 명씩 따로 불러 마약흡입기구의 이름을 알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보위지도원의 협박과 회유에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부모들이 마약을 흡입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함흥시 사포구역에서 숱한 학부모들이 마약범죄자로 검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9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인민반마다 매 주민들에게 주변의 마약범죄 자료들을 무기명으로 써서 바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김정일조차 민심이반을 우려해 중단했던 조사수법을 김정은 시대에 되살려 놓았다”고 맹비난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지금의 무기명 조사는 마약에 한정돼 있지만 장차 그 범위가 넓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최근 마약관련 무기명 조사를 놓고도 주민들이 서로 의심하는 등 큰 불화를 겪었다”고 말해 국가보위부가 앞장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