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에서 운영되던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해킹당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북한당국이 사이트 관리를 맡았던 운영자들을 전원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심양의 모처에서 운영되던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지난 1월 8일 해킹당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웹 사이트 중간에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중국 왕으로 묘사된 인물 앞에서 머리를 굽실거리는 만평이 등장했습니다. 이 사이트가 운영하는 유튜브에도 김정은 풍자 동영상이 올라가 한동안 화제가 됐습니다. 모두 북한의 3대 세습을 비난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규탄해온 한국의 일부 네티즌들의 소행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최근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운영자들을 전원 철수 시켰다고 중국 내 대북 소식통이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중국 심양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평소 알고 지내던 북한 관리로부터 그때 사이트를 운영하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로 전부 교체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해킹당한 책임을 지고 운영팀이 100% 귀국하라는 당국의 지시에 따라 조기에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원래 북한은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운영팀을 1년 한 번씩 교대시켰지만, 이번 해킹사건으로 조기에 철수시켰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는 "사이트가 해킹당한 후 북한 노동당 검열단이 현지에 도착했고, 사이트 보안관리 시스템(체계)을 점검했고, 편집자들의 근무 상태를 조사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검열단이 김정은 생일날 노동당 대남기구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3대 세습을 비난하는 내용이 버젓이 올라가도록 방치한 관계자들을 강도 높게 조사했다는 후문입니다.
또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운영자들이 규정을 어기고, 한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 등에 대거 접속한 사실 등도 문제 삼았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귀국 후에도 무사치 못할 것 같다"는 소문이 내부에서 돌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가는 철수된 '우리민족끼리' 운영자들의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서는 아는 바없다고 말했습니다.
해킹사건 당시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라디오 방송인 '자유북한방송'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노동당 검열조가 심양주재 북한영사관에 급파되어 사이트 관리를 맡아온 '6.15 봉사소'에 대한 강도 높은 검열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도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의 IP주소(인터넷 주소)를 보면 중국 심양에서 운영되는 것이 맞다"면서 "북한은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해외에 사는 동포들의 친북관심과 동경을 유도하기 위해 2000년 초반부터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운영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는 화면 상단에 김정일 위원장의 동정을 게재하고, 최근 북한의 주장을 담은 내용들을 싣는 등 정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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