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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100일 애도기간을 지킨다는 이유로 결혼식이나 회갑연을 취소하거나 올가을 이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혼식이나 회갑연을 위해 중국에서 들여가던 물품의 반입도 끊겼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에서는 결혼식이나 회갑연 같은 잔치나 모임이 일체 중단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상을 맞아 100일 애도 기간 중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장 모 씨는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하면서 “100일 애도기간이 끝나면 농번기가 닥치기 때문에 대부분의 혼사는 자동적으로 금년 가을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국에서 애도기간 중에 결혼식과 회갑연 등을 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장 씨는 “그런 지시가 정식으로 하달된 것은 아니지만 음주가무를 금지하라는 지시가 결국 결혼식과 회갑연 같은 주민잔치를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눈치 빠른 주민들이 알아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결혼식은 올리지 못하고 사실상 동거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결혼 등재는 할 수 없다”면서 “살다가 아이라도 생기면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오 모 씨는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때는 애도 기간이 3년이었고 그 당시에도 결혼식이나 회갑잔치를 여는 것을 금지했었다”면서 “눈치 없는 사람들 중 일부가 결혼식을 올렸다 오지추방을 당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왕 모씨도 “북한에서 국상(김정일 사망)이 난 이후 상(床)감 주문이 뚝 끊겼다”면서 “요즘 북한에서는 결혼식이나 회갑잔치가 열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상(床)감’이란 형편이 어려운 북한 주민들이 결혼이나 회갑연 같은 잔치 때 사진촬영을 위해 상에 진열하는 각종 과일을 조금씩 넣어 만든 과일세트로 중국의 변경 상인들과 이를 구입해 가는 북한 주민들은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북한의 결혼식은 주로 농사를 마친 11월 중순부터 농번기가 시작되기 전인 3월 초순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날씨가 덜 추운 11월과 3월에 결혼식이 몰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