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재산이 많은 중국 화교 자녀들이 1등 신랑, 신부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심지어 출신 성분이 좋은 북한 권력기관원들도 정복을 벗고 화교들과 결혼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함흥시가 고향인 한 주민은 "얼마 전에 보안서에서 근무하던 박 씨 성을 가진 보안원이 과감하게 정복을 벗고 화교와 결혼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중국에 친척방문차 나온 이 함흥 주민은 "박 씨 보안원이 모 화교의 딸과 눈이 맞아 돌아가다가, 아이를 임신시키게 되자, 결혼을 허락해줄 것을 상부에 요구했고, 이에 대해 상부에서는 '화교와 결혼하면 보안원 대렬에 서기 어렵다'고 만류하자, 박 씨 보안원은 과감하게 옷을 벗고 화교와 결혼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례 외에도 보안원과 보위원, 검사 등 계급투쟁 일선에서 북한 체제를 위해 종사하는 권력층들이 화교들과 줄을 맺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고 이 주민은 말했습니다.
북한 보위부에 적지 않은 뇌물을 건네고 중국을 방문했다는 청진시의 한 주민도 "청진시의 한 검사는 군대 제대 후에 도 검사로 배치되어 일하던 중 화교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면서 "이 사람도 결국은 옷을 벗고 화교여성과 결혼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결혼문제를 두고 주변의 권력층 친구들과 사람들 속에서는 찬반 논란이 적지 않게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얼마나 돈이 좋았으면 검사가 정복을 벗을 수 있는가"고 혀를 차는가 하면, 또 일부 사람들은 "여자를 진짜 사랑하면 검사가 대수인가"고 반박하고 있어 북한의 고질적인 신분제도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안서나 검찰소에 들어가자면 사돈의 8촌까지 집안 환경이 깨끗해야 하는데, 그런 출신성분을 마다하고 화교와 결혼했다는 것은 화교의 위세가 북한 권력층의 군복을 벗길 만큼 세졌다는 걸 의미한다고 그는 암시했습니다.
실제로 이 두 사람의 결혼을 두고 주변에서는 '정략결혼'이라는 비난이 있었지만, 현재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산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보안원들도 국가에서 공급되는 물자가 보잘 것 없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는 외국에 친척이 있는 선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경향이 최근 들어 북한 내부에서 고개를 드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로 이 검사와 결혼한 화교여성의 친척들은 중국 지린성에 기반을 두고 북한 외화벌이 회사와 광물 무역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청진 주민은 "그가 검사 출신이고 북한에서 세력이 있기 때문에 이제 화교가족들의 인맥을 동원해 중국과의 외화벌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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