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해군이 어제 오전 서해상에서 교전을 벌였습니다. 교전 과정에서 남측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북측은 함정이 반파됐습니다. 남북 간의 서해교전은 지난 99년과 2002년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 해군의 충돌은 정확히 10일 오전 11시 28분쯤입니다.
서해 대청도 인근 해상입니다.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인 NLL을 넘는 순간 한국의 해군 함정은 5차례 경고통신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경비정은 북방한계선을 넘어 2.1km까지 내려왔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해군은 경고사격을 한 차례 했고, 북한 경비정이 직접 조준사격을 가해오자 대응사격을 했습니다.
교전은 오전 11시37분부터 2분간 벌어졌으며 11시40분 경 북한 경비정은 북방한계선을 통과해 되돌아갔습니다.
교전 과정에서 북한의 경비정은 검은 연기가 날 정도로 반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북한군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반면, 남측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교전 경위를 파악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합참은 북한군의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합동참모본부 이기식 정보작전처장의 말입니다.
이기식: 이번 사건은 북한 경비정이 먼저 NLL를 침범하고 이에 대해 경고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 경비정을 먼저 직접 조준 사격함으로써 빚어진 유감스러운 사건입니다. 우리는 이에 북한 측에 엄중 항의하며 향후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북한 매체도 10일 오후 북한군 최고사령부의 발표를 인용해 서해교전의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측이 먼저 북측 해역에 침범했다”면서 “남측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책임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북측 해군경비정의 공격을 받고 남측 함정이 황급히 달아났다”고 말해 한국의 합참 발표와 정반대의 주장을 폈습니다.
이번 교전은 3차 서해교전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지난 1999년과 2002년에는 연평도 부근 해역에서 발생했습니다.
특히 2002년 2차 서해교전에서는 북측의 선제공격으로 남측의 해군 장병 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