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 지휘관 서해부대 대거 파견

북한은 총참모부 지휘성원들을 서해부대에 파견하는 등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연평도로 포격한 북한군의 동굴진지.
북한은 총참모부 지휘성원들을 서해부대에 파견하는 등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연평도로 포격한 북한군의 동굴진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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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합동군사훈련과 때를 맞춰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북한은 총참모부 지휘성원들을 서해부대에 파견하는 등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한 한미군사훈련이 서해상에서 진행되는 동안 북한은 바짝 긴장했으며 아직도 군인들에 대한 정신무장 점검 등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대북 소식통은 "'서해사건(연평도 포격 사건의 북한식 표현)'이 터진 다음 인민군 총참모부 성원들이 서해부대에 내려가 싸움준비 검열과 군인들의 정신상태를 점검(검사)하고 있다"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연안군에 주둔하고 있는 한 군부대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총참모부 지휘관들은 군인들과 함께 야전 갱도에서 숙식하면서 부대의 전투력을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소식통은 현지 부대의 한 군관 아내와의 전화통화에서 "남편이 전투배낭을 메고 나간 지 며칠째 들어오지 못하고 병사들과 함께 갱도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4군단에서 군 복무를 했던 '북한인민해방전선(북민전)'의 한 군인출신 탈북자는 "지금처럼 준전시 상태가 되면 최전방 부대들은 모두 갱도 안에 들어가 군화도 벗지 못하고 잔다"면서 "과거 갱도 안에서 생활할 때 전시용 말린 쌀밥을 먹고, 라면도 먹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군 총정치국에서는 군인들의 정신무장을 위한 각종 사상교육과 반미 대결선전, 대남적화 의식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이번 서해 포격 사건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만들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전군에 일신시키기 위한 정신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립니다.

이번 서해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북한은 지방 부대들에도 비상경계령을 내렸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9군단 소속의 한 민간 고사포 소대장이 말하는데, '총참모부에서 싸움준비를 완성하라'는 지시가 내려간 다음 일반 교도대 무력까지 모두 진지차지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7군단, 8군단을 비롯한 지방 군부대에도 평소 군관들만 주둔하지만, 전시동원령이 내리면 적위대와 교도대(노동자, 농민)를 흡수해 대규모 민방위군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교도대부대 호상간 협조체제 점검, 군인 비상연락망 체계 등을 점검한다"면서 "유사시 독가스에 대비한 방독면 착용과 전투배낭 휴대 상태를 검열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군인들 속에서는 전쟁에 대한 권태감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인민해방전선의 한 관계자는 국경인근의 한 군부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군관들이 '매일 전쟁한다고 말만 했지 언제 전쟁이 났느냐'며 '이번에도 그러다 말겠거니' 하고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제대를 앞둔 구대원들 속에서 이러한 나태함이 팽배해있다고 전했습니다.

심지어 제대를 앞둔 국경경비대의 일부 하사관들은 "전쟁나면 중국으로 뛰겠다"고 말하는 등 군인들 사이에 기강이 해이되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