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국제사회의 북한지원 모금이 부진해서 지난 2월부터 식량을 지원하는 규모와 일정을 축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달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 160만여 명에 약 6천 140톤의 식량을 제공했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나나 스카우 북한 담당 대변인은 172만여 명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영양강화 식품의 재료가 부족해서 목표만큼 식량을 제공하지 못했고 지원 날수도 줄였다고 전했습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이후 곡물을 북한에 들여가지 못했다면서 밀가루 1만 3천 톤과 식용유 3천 톤 등 주민에 제공할 혼합식품을 만들 재료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북 지원 축소의 주된 이유는 국제사회의 모금 부족 때문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북한이 위성 로켓을 발사한 지난해 12월부터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모금이 완전히 중단됐다며 식품 재료가 없어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내 13개 식품공장도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전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제재도 구호기구의 지원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고 스카우 대변인은 우려했습니다.
나나 스카우 대변인: 유엔이나 유럽의회가 대북 추가 제재를 채택하는 시점마다 북한을 돕겠다는 국제사회의 모금이 크게 줄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해 7월부터 오는 6월까지 북한 당국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 중 어린이 170만 명과 임산부 약 38만 명, 그리고 가난한 가정의 45만 명 등 총 250여만 명에 식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를 지원하는 사업에 미화 약 1억 5천300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목표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3%만 확보한 상태입니다.
스카우 대변인은 지난 1월 유엔의 인도주의 업무조정국이 중앙긴급구호기금 700만 달러를 세계식량계획의 대북지원으로 승인했지만 이 돈으로 식량을 확보해 주민에게 전달되기까지 3~4개월 정도 걸린다면서 4월까지는 자금부족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북한 주민 한 명당 하루 400g의 식량을 분배했다고 유엔에 보고했습니다.
지난 2월 북한 당국의 식량배급량은 전달인 1월에 이어 2010년 이후 최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유엔이 북한 당국에 권고한 1인당 하루 평균 573g에는 3분의 2 수준에 그칩니다.
북한 당국이 유엔에 보고한 통계를 보면, 북한 총인구의 66%에 달하는 1천600만 명이 공공배급체계(Public Distribution System / PDS)를 통해 식량을 배급 받습니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의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교원이나 병원의사와 같이 식량공급이 필수인 사무원(공무원)들조차 배급이 끊긴 지 오래됐다면서 실제 공공배급규모는 북한 당국이 유엔에 보고한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