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사정 심각하지 않다-WFP· FAO 실사 예비결과”

최근 북한의 작황 조사에 관해 설명을 들은 외교관은 북한의 현재 식량 사정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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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화 기자가 전합니다.

로마에 주재하는 아시아 대사관의 한 외교관은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세계식량계획 (WFP)과 식량농업기구 (FAO)가 최근 조사한 북한의 올해 작황에 관한 예비 결과를 식량공여국에 제공했다면서, 북한의 식량 사정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고, 오히려 더 나아졌다고 할 정도로 괜찮았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아시아 외교관은 두 유엔기관이 다음 달 최종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에, 철저한 보안을 요구받았다고 설명하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긴 어렵지만, 북한의 "올해 수확량은 꽤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외교관의 발언은 지난 24일 한국 통일부가 '현재 북한의 식량 사정이 심각한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어서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식량계획 아시아사무국의 폴 리슬리 대변인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수확량을 조사해 나온 예비 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한 각 지역의 식량생산 수준과 올해 식량부족분을 정확히 파악했다면서, 조사된 수확량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폴 리슬리: There is probably not a threat of imminent starvation or a famine, but there is certainly the reality now that this year's harvest will likely be confirmed to be very small by the survey...(물론 당장 사람들이 굶어죽거나 기아가 발생할 위험은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확량을 조사해 나온 예비 결과는 올 가을 수확량이 매우 적을 것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의 식량 상황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됩니다.)

현재 최종 보고서를 작성 중인 식량농업기구의 앙리 조세랑 세계정보/조기경보 (GIEWS) 국장도 이번 달 북한의 추수 현장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연료와 비료의 태부족이 북한의 올해 총 수확량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사흘간 일정으로 지난 27일 이탈리아 로마 본부에서 개막된 집행 이사회 (Executive Board)의 제 2차 정기총회에서는 최근 나온 조사결과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북한 식량사정이 심각한지에 대한 논란에 일단 종지부를 찍을 전망입니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식량공여국이 참석하고 있는 이번 정기 총회에는 북한 외무성의 리헌식 국제기구 국장 일행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폴 리슬리 대변인입니다.

폴 리슬리: There will be a discussion on Asia (operational) priorities, so questions will come up about the program in North Korea...(이번 총회기간에 아시아의 사업 우선순위에 대해서 논의하게 되는데요, 당연히 북한의 지원사업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 (FAO)가 주도한 최근 북한의 수확량 조사에 대한 예비결과가 보고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앞서 로마에 주재한 아시아 외교관은 세계식량계획이 신속한 대북 식량지원을 요청하겠지만, 세계 경제가 여전히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만큼 한국을 포함한 주요 식량공여국들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에 선뜻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