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수용소 확장 ‘백금’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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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14호 정치범수용소가 확장 또는 신설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위성사진 분석이 나온 가운데, 그것이 지하자원 확보 때문이라는 탈북자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씨가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평안남도 개천의 14호 수용소 바로 옆에 새로운 시설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멜빈 씨는 최근 인터넷 위성사진 업체인 구글 어스가 지난 18일 웹사이트에 새로 올린 2011년 9월 21일 촬영분과 2006년 12월 17일 촬영분을 비교했습니다.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이 같은 분석을 보도하면서 14호 수용소의 북서쪽에 둘레 20킬로미터 길이의 경계용 담장이 새롭게 세워져 있고, 두 개의 입구와 함께 내부에는 경비초소 여섯 곳 등이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 대한 이유가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근거로 현지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눈길을 끕니다.

북창 정치범수용소로 잘 알려진 평안남도 북창군의 18호 수용소에서 28년동안 생활하다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김혜숙 씨는, 2008년 당시 이미 14호 수용소의 변화를 목격했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14호 수용소와 18호 수용소는 대동강을 사이에 두고 각각 북서쪽과 남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2년 수용소에서 풀려난 뒤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혀 다시 들어간 18호 수용소에서, 김씨는 14호 수용소의 경계가 예전에 있던 18호 수용소 안쪽까지 옮겨 왔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혜숙 : 14호하고 18호하고 맞은 편에 같이 있어요. 내가 2002년도에 나왔다가 2008년도에 잡혀 들어가니까 내가 일하고 있던 건설사업소의 기와방과 도자기공장, 시멘트공장 안쪽으로 철조망을 쫙 쳐 놨더라구요. 그때 내가 안전원한테 물어봤어요. '아니 왜 이게 이렇게 됐는가' 하니까 14호가 이쪽으로 넘어 들어왔다는 거예요.

위성사진 분석가가 변화를 주장한 곳의 위치와 김 씨가 목격한 곳이 일치하진 않지만 당시 14호 수용소의 변화를 알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김씨는 당시 14 수용소 측이 18호 수용소에서 새롭게 발견된 지하자원을 캐내기 위해 경계를 더 넓혔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로 백금입니다.

김혜숙 : 그래서 '왜 그렇게 됐는가' 하니까, 근처에 들어가서 아는 사람도 만나고 해서 물어보니까, 우리 18호 쪽에서 백금이 나왔다는 거예요, 백금이. 그러니까 18호 수용소측 보고 '이만큼 더 내놓으라' 해 가지고 쭉 이렇게 들어 왔더라구요.

한편 김 씨는 평양에서 태어났지만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당시 월남했다는 이유로 연좌제에 걸려 가족과 함께 평안남도 북창군 제18호 정치범 수용소로 강제 이주되었으며, 탈북한 뒤 중국을 거쳐 2009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김 씨는 현재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