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북한 남성흡연율 6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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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북한에서도 담배통제법 시행이 강화되고 적극적인 금연활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31일 최근 북한에서 더욱 적극적인 금연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통신은 평양의 '금연제품전시장' 소장의 말을 인용해 이 전시장에서 담배 해독과 후유증에 대한 자료와 금연방조 제품들을 본 후 담배를 끊은 사람도 적지 않다고 보도하고, 북한이 금연제품을 더 많이 개발하고 금연을 장려하는 나라와 과학기술교류도 활발히 벌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는 2005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채택된 '담배통제법'에 따라 병원, 학교, 탁아소 등 공공장소와 비행기 등 운송수단, 화재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장소 등이 담배를 피울 수 없는 곳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의사출신 탈북자인 황진경 씨는 자신 주변의 북한 남성 거의가 하루 한 갑 이상을 핀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하고, 당국이 금연구역으로 정한 병원의 의사들 마저도 흡연을 했다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황진경 씨

: 다 피우는 것 같은데…피우지 말라고 계속 그러는데 그래도 계속 피우죠. 의사실에 담배 재떨이 있나 검열하는데도 의사복에 구멍이 날 정도로 피우죠. 걸리면, 6개월 동안 약을 생산하기 위해 동물 실험하는 곳에 보내서 동물을 돌보게 하죠.

담배의 해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의사 마저도 담배를 피우고, 담배통제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해 있다는 것이 황 씨의 주장입니다. 청소년이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해 15살 무렵부터 남자 고등학생들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다른 탈북자도 주변 남성 10명 중 8명이나 9명 꼴로 담배를 피웠다고 말했습니다. 담배를 직접 재배하거나 선봉, 꿀벌 같은 북한산을 비롯해 중국산 담배 등 수 십여 가지 중에서 여건에 맞는 상표를 골라 피우고, 영국의 크라벤(Craven) 담배의 모조품, 일명 고양이 담배나 ‘금강산’ 같은 고급 담배는 간부들에게 뇌물로 이용된다고 이 탈북자는 전했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로 인해 전 세계에서 매년 50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으며 흡연율이 이대로 지속되면 2020년이면 매년 천 만 명이 담배로 인해 사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담배 반대 운동 담당관인 아르만도 페루가(Armando Peruga) 박사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서 16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이 60%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페루가 박사

: 2002년 북한이 저희에게 보고한 바에 따르면 16세 이상의 남성 중 흡연인구가 60%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추산으로 가장 최근 자료인 2009년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매일 흡연하는 남성은 56%였습니다.

페루가 박사는 세계 평균 흡연인구 비율이 30%에서 35%로 추산된다는 통계가 있다면서 북한의 흡연율은 매우 높다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담배에는 4천 여 가지의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함유되어 있고 폐암 등 45가지의 암 유발 물질이 있습니다. 흡연은 췌장암의 제1 원인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흡연자뿐 아니라 주변에서 연기를 마시게 되는 간접 흡연자에 대한 해악도 매우 커 간접흡연으로 인한 폐암의 위험은 2배, 감기에 걸릴 위험은 5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