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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최근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산불과 관련해 주민들의 경각심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불이 외부와 연결된 반혁명분자들의 책동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는데요.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잇따라 발생하는 산불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림자원의 훼손으로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통나무 수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산불방지를 위해 무단 거주자들과 입산(入山)자들에 대한 강경조취를 잇따라 내놓은데 이어 외부의 사촉을 받는 반당 반혁명분자들의 고의적 책동까지 들먹여 주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2일, (함경북도) 명천군 다호리에서 일어났던 산불은 14살짜리 고등중학교 학생이 뙈기밭을 일구다가 저지른 것”이라며 “아이 대신 아버지가 붙잡혀 갔는데 잘못하면 교화(교도)소에 갈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다호리에서 일어난 산불은 자칫 인근의 관광명소인 칠보산으로 까지 번질 뻔 했다는 것입니다. 급해 맞은 북한당국은 긴급열차를 편성해 청진시 9군단의 군인들까지 동원하고서야 가까스로 불길을 잡았다는 얘깁니다.
함경북도 연사군의 또 다른 소식통도 “4월 4일, 연사군 삼포리에서 일어난 산불로 남강무역회사 외화벌이 벌목장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며 “달아난 방화범 일가족은 아직 잡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연사군 삼포리에서 30여리 떨어진 연사강의 지류에는 꽃제비로 전락한 가족들이 모여들어 생겨난 작은 마을이 있는데 이들이 밭을 일구느라 불을 질렀다는 것입니다. 화재를 일으킨 당사자들은 즉시로 도주했고 남아있던 다른 가족들은 삼포리 농장에 강제 이주 당했다고 합니다.
최근 일어나는 대부분의 산불들이 먹고 살길이 없어 합법적인 거주지를 등지고 이들처럼 산속에 들어가 사는 주민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꼬리를 무는 산불을 방지하기 위해 농장원들과 개인들이 밭머리에 불을 놓는 행위를 엄금했습니다. 그런가하면 각 산림단속 초소들과 보위부 10호 초소들을 통해 입산하는 주민들이 담배나 라이터를 소지했을 경우, 최고 5천원의 벌금을 물도록 단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의 국방위원장 추대와 김일성 주석의 생일행사들을 위해 조직된 간부강연회에서 “외부의 적들과 연계된 반혁명분자들의 책동에 특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최근 잇따르는 산불도 적들의 준동과 연관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강연회에서 구체적인 적들의 준동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은 한마디도 하지 못해 강연회에 참가한 간부들마저 “너무 황당해 웃음을 참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