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산불로 김정일 생가 조작논란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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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양강도 삼지연군일대를 휩쓸었던 산불이 뜻밖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가 조작설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정일 위원장 출생당시에는 구할 수도 없거나 만들기 어려운 자재들이 생가에 사용돼 조작논란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났다고 하는 ‘백두밀영 고향집’이 조작설에 휘말리며 양강도 주민들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백두밀영 고향집’ 조작설은 10월 12일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하여 제기돼 북한 당국이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22일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삼지연에서 일어난 산불로 하여 (북한이) 한때 ‘백두밀영 고향집’을 해체하는 방법까지 검토했다”며 “이 과정에서 예상치 않게 ‘백두밀영 고향집’이 조작된 것이라는 가짜 논란에 휩싸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산불이 백두밀영 근처까지 확산되자 북한은 주변 구호나무들과 함께 김정일 생가를 해체한 다음 안전한 지역으로 옮기기 위해 군용직승기 6대와 중앙인민위원회 재난방지국(적십자) 직승기 3대를 동원했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재난방지국 직승기 한 대만 백두밀영 교양마당(광장)에 착륙했고 나머지 직승기들은 모두 소백수 특별구 ‘백두산 제1중학교’ 운동장에 대기하고 있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조작설은 김정일 생가 지붕위에 씌워진 분비나무 기와 해체를 논하면서 현장에 있던 직승기 조종사가 “빨치산이 기왓장까지 만들었냐?”고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로 하여 불거졌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직승기 조종사의 말로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고 그 이야기가 삽시간에 번지며 논란에 논란을 낳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김정일 생가 기와는 분비나무를 판자처럼 엷게 쪼개 만든 것으로 지금도 농촌에 가면 많이 이용되고 있다”며 “만드는 과정이 상당히 품이 많이 드는데다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화재로 하여 일고 있는 김정일 생가 지붕의 기왓장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분비나무 기와는 만들기가 까다로워 영구적인 건물이 아닌 지붕에 씌운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기와 문제로 촉발된 김정일 생가 조작설이 진흙으로 만들어진 부엌과 온돌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데 백두밀영 주변은 바위와 부석(화산재)뿐이고 땅을 조금만 파도 물이 나오는 매우 습한 지대여서 진흙 같은 건 전혀 없다고 그는 단정 지었습니다.

그러면서 “총체적으로 김정일 생가가 조작됐다는 논란엔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중앙에선 전혀 눈치 채지 못했는지 아직은 주민들의 입단속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