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겨울철 위생관리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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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추워지면서 인체를 보호하기 위한 위생관리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도 주민들에게 겨울철 목욕위생에 대해 선전하고 있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감기와 여러 가지 피부질환으로 몸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은 옷을 두껍게 입게 되면서 인체에 닿는 섬유의 부분이 많아져 먼지나 땀이 많이 나므로 목욕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서울 노원구의 한 피부과 전문의는 말합니다.


피부과 전문의: 건강하게 갖춰져야만 피부염도 안 생길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 분들은 개인에 맞게끔 샤워를 하시면 되거든요. 하루에 한번 정도 샤워를 권장해드려요.

한국의 아파트들과 가정집에는 샤워기들이 설치되어 있어 한국 사람들이 매일 목욕을 하는 데는 큰 불편이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하루 일을 마치고 퇴근해서 샤워를 하는데, 하루 동안 배출된 땀을 바디워쉬, 즉 목욕 세정제로 씻어내고, 목욕을 마친 다음에는 각질이 드러난 피부를 보호하는 바디로션, 다시 말하자면 피부보호용 크림 같은 것을 바르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쓰는 목욕용품인 샴푸, 바디워쉬, 바다로션도 겨울용과 여름용으로 나눠지며 남성과 여성용들이 쓰는 종류만 해도 수 십 가지가 넘습니다.

이렇게 거의 매일 목욕하는 한국과 달리 북한은 위생관리 면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5일 건강 상식에서 “속옷은 한 주일에 한번 정도 빨아 입는 것이 좋고, 목욕도 한 주일에 한 번 하는 것이 좋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매체는 계절에 관계없이 인체의 피부로부터 땀이 계속 증발되기 때문에 체온 보존을 위해서 목욕을 한 주일에 한 번씩 하는 것은 좋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이 하루에 증발시키는 땀은 하루에 400~700㎖에 달한다며 이만한 양의 땀을 내보낼 때 약 100~250㎈의 열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체온 유지를 위해서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속옷을 빨아 입는 것이 적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선전은 최근 겨울철 들어 전기와 물 부족 현상으로 위생관리가 허술하게 되면서 나타나는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라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전기와 석탄이 모자라 지방의 목욕탕은 물을 덥힐 수 없다고 함경북도 지방에서 의사를 하다 2002년에 한국에 나온 이춘옥(가명)씨는 말합니다.

이춘옥: 목욕이라는 것은 12월 31일 한번 목욕을 하고… 어쨌든 하루에 흘린 땀을 다 씻어내고 하면 하루에 (목욕을)한 번씩 하면 좋거든요. 그런데 거기서는 조건이 불비하니 정당화하자고 하는 소리지요.

이춘옥 씨는 북한에 있을 때 물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한국에 나와서 가장 좋았던 것은 집집마다 더운물과 찬물이 항상 나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춘옥: 물 왼쪽으로 틀면 더운물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틀면 찬물 나오고, 물 이상 좋은 것이 없어요. 여자들한테는… 저의는 물 고생을 엄청 했거든요. 98년부터 전기가 안 되면서 수도부터 끊어졌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여자들은 짬만 나면 물지게, 물동이를 지고 물을 길었는데, 난 물동이 20kg를 이고 3~4km는 거뜬하게 가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80년대 평양에 창광원을 건설하고 지방에도 창광원과 같은 목욕탕을 지어 주민들이 목욕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심각한 물 부족과 전력난에 시달리면서 지방의 목욕탕은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황해남도 연안군에서 살다 2008년 한국에 나온 한 탈북자는 자신이 살던 고장의 목욕탕에는 물이 없어 목욕탕 안에 우물을 파서 물을 퍼 올리고, 석탄이 없어 볏짚을 때서 물을 데우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겨울에는 주민들이 집안에서 함지목욕, 즉 큰 대야에 물을 끓여 떠다놓고 목욕한다면서 북한 매체들이 이렇게 한심한 주민들의 위생관리를 변호하기 위해 ‘이상한’ 위생상식을 내놓고 있다고 이 탈북자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