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올림픽 성적 차이는 경제력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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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반면 북한은 메달없이 조기에 대회를 끝낸 것은 남북의 경제력 차이 때문이라고 밴쿠버 현지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와 만난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김진국 기자가 전합니다.

제21회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두 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이틀만에 모든 경기를 끝낸 것은 대규모 선수단을 꾸릴 수 없는 북한의 경제 상황에 기인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동계올림픽에서 속도빙상 경기를 중계한 SBS 방송의 김정일 아나운서실 차장은 남북한 선수의 성적 차이는 경제적 지원의 차이 때문이라고 한반도 시간으로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나 말했습니다.


김정일: 북한이 단장, 감독, 선수 이렇게 최소 규모로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것은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입니다. 동계올림픽의 종목은 대부분 비싼 장비가 필요한데, 북한은 상당부분 한국이 지원해준 장비를 쓰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김 차장은 북한의 고현숙 선수의 경기를 중계방송하면서 지켜 봤는데 상당한 가능성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한 뒤 다양한 국제경험을 쌓는다면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고현숙 선수는 상당히 기량이 좋고 자세가 좋습니다. 만약 한국선수들처럼 세계대회 연속전을 다 소화하면서 국제 경험을 쌓는다면 정말 훌륭한 기량을 보일 수 있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북한 선수가 월드컵 대회나 세계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문제거든요. 선수의 항공료를 비롯해 체제비까지 거기다 선수만 갈 순 없잖아요? 지도자와 함께 가야하는데 막대한 돈이 듭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려고 스케이트의 날을 가는 사람까지 밴쿠버로 데리고 왔습니다. 북한과 차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속도빙상 경기장에서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난 독일의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Sueddeutsche Zeitung)의 호프만 기자는 동계올림픽의 종합성적은 국가의 경제력과 비례한다면서 북한이 동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어려운 이유도 경제적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호프만 기자는 밴쿠버 올림픽 주최국인 캐나다 선수가 모두 205명인데, 이들의 훈련을 위해 캐나다 정부가 들인 돈이 6천 600만 달러로 선수 한 명당 32만 2천 달러의 비용 꼴이라면서 북한에서 이 정도의 돈을 운동선수에 투자한다는 것은 현재의 북한 경제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속도빙상 대표단의 김용수 코치는 과학적인 훈련과 첨단 장비의 도입,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선수관리가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던 원인이라고 속도빙상 경기장에서 만난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북한 선수의 장비와 관련해 김 코치는 한국 빙상협회가 북한을 지원했다면서 운동복과 스케이트 장비 등을 북한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수: 운동복도 (북한에) 도와 드렸고, 장비 쪽은 스케이트 날을 가는데 필요한 돌과 틀을 지원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 13일째인 현재 금메달 5개를 비롯해 총 10개의 메달로 종합순위 6위권에 올랐고, 북한은 남자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한 리성철 선수가 첫날 25위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여자 속도빙상에 출전한 고현숙 선수가 9위와 13위를 기록하며 이틀만에 모든 출전 경기를 마쳤습니다.

‘눈과 얼음의 축제’ 제21회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진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