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해 WMO, 즉 세계기상기구에 첨단 기상장비의 제공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기상기구, 즉 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북한이 매년 큰물 피해를 겪기 때문에 정확한 일기예보를 위한 첨단 장비와 기술 교육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11일 지적했습니다. 북한도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큰물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2008년 세계기상기구에 최신 기상장비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후로 북한에 제공된 기상장비는 없습니다.
세계기상기구의 아시아 지역국장인 도키요시 도야 박사는 북한이 악천후에도 쉽게 고장이 나지 않는 최신 기상관측기계와 북한 전역에서 관측된 기상 정보를 전자식으로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계 등 첨단 장비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없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토야 박사는 북한이 요청한 대로 장비를 제공하려면 기부국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한국과 중국이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세계기상기구의 같은 회원국이자 유력한 지원국이지만 남북관계의 어려움 탓에 도움을 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Tokiyoshi Toya: We are considering that it is possible to get support from S. Korea... 우리는 한국이 북한에 기상 장비와 기술 교육을 제공하기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원할 준비가 됐지만 현재 남북관계의 어려움으로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없는 형편입니다.
또 앞으로 한국의 지원을 계속 고려하고 타진하겠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토야 박사는 내다봤습니다.
세계기상기구가 협력 프로그램에 근거해 북한에 제공한 지원 현황을 보면 2008년 4월부터 지금까지 어떤 장비나 기술 교육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2007년 큰물 피해로 북한 내 기상 관측소가 피해를 보자 중국이 지난해 초 기상 측정기구를 지원한 게 마지막입니다. 2년 연속 큰물 피해를 당해 기상정보에 대한 필요성이 가장 컸을 때에도 정작 기상 장비는 제공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관해 세계기상기구는 장비나 기술 교육에 관한 직접적인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 등 대신 도움을 줄 수 있는 협력국이 필요한데 남북관계의 영향으로 한국의 지원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을 제외하고는 다른 국가가 북한에 접근하는 게 용이하지 않아 북한을 지원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고 토야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Tokiyoshi Toya: 북한으로서는 위성의 송수신 장비를 통해 기상 정보와 위성사진을 받을 수 있는 기계와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 전 세계나 지역의 기상 정보를 받아서 일기예보에 활용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 교육도 필요한 실정입니다.
북한은 세계기상기구의 회원국으로서 세계기상기구가 개최하는 각종 세미나와 교육에 초대됩니다. 북한은 2008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국가 기상전략 개발' 세미나에 참석했으며, 2007년 제네바의 '세계기상대회', 2005년에는 중국에서 개최한 '동아시아의 향후 일기예보 전망'에 관한 합동 세미나에 일본, 한국과 함께 참석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