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여맹원들이 중앙위의 무리한 거름생산 지시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름생산 과제도 문제이지만 온갖 과제들을 지나치게 부과해 여맹원들은 할 수 있는 일조차 손을 놓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민주여성동맹(여맹) 중앙위원회가 현실에 맞지 않는 거름생산 지시를 내렸다가 여맹원들의 집단반발에 부딪혔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중앙위원회의 지시를 더 이상 맹목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방조직 간부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여맹 중앙위의 지시를 거칠게 비난하면서 “아무리 농사가 급하다고 해도 때와 계절이 있기 마련”이라며 “지금이 어느 때인데 거름생산을 하라니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여맹 중앙위는 2월 26일, 각 산하 조직들에 ‘월 동맹사업 계획서’를 내려 보내면서 3월 달의 기본과제로 여맹원 1인당 1톤의 거름을 생산해 주변농장들에 바칠 것을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지시를 접한 초급단체 위원장들이 ‘시 여맹회의실’에서 크게 반발했다며 중앙의 지시이니 형식상으로 여맹원들에게 내용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거름과제수행에 대해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단언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자신은 여맹원이 아니기 때문에 여맹 중앙위의 지시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눈이 녹는 때이기 때문에 거름생산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도로에 눈이 다져진 겨울이라면 썰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눈이 한창 녹는 때인데다 겨울동안 얼었던 인분이나 분토도 녹아내리기 때문에 실어 나를 수가 없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한때 잘 나가던 여맹조직이 지금은 제일 애를 먹이는 조직으로 변했다”며 “현실을 모르는 중앙간부들의 허황한 지시가 여맹조직을 다 망쳐놓았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만 해도 여맹 중앙위는 신년사 관철을 구실로 매달 여맹원들에게 고철 15kg씩 바치라는 과제를 주는가 하면 외화벌이 과제를 비롯해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들을 마구 내려 여맹원들이 과제수행을 완전히 포기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여맹 간부들조차도 중앙위원회를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과제들을 아무렇게나 내려 보내다 나니 이제는 여맹원들이 중앙의 지시라면 코웃음부터 친다”고 여맹 내부의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