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절 맞은 북 "여성지위 향상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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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북한에서도 ‘국제부녀절’을 맞으며 따뜻한 온정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특별한 명절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각 공장, 기업소들마다 자체로 여성들을 배려하는 행사들을 조직해 달라진 여성들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는데요.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국제부녀절(세계여성의 날)’을 맞으며 가부장적 봉건제도가 남아있는 북한에서도 여성들을 배려하는 사회적 문화가 장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러한 문화를 북한 당국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세계여성의 날’을 ‘국제부녀절’, ‘3.8부녀절’이라고도 부르는데요. 북한의 달력에도 ‘국제부녀절’은 명절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생존해 있을 때만해도 북한 당국은 ‘국제부녀절’을 맞아 여성들에게 반나절의 휴식을 주었고 다양한 행사들도 조직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 와서 ‘국제부녀절’에 특별한 휴식을 주지 않았는데요. 그 이유는 대부분의 공장, 기업소들이 일감이 없기 때문에 특별히 휴식을 선포하지 않아도 자체로 알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국제부녀절’을 맞으며 자체로 휴식을 즐길 수밖에 없었던 북한의 여성들도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이날을 맞아 조금은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고 합니다.

적지 않은 공장, 기업소들이 남성들 생활비의 일부를 잘라 이날 하루는 여성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마련해 준다든지, 또 윷놀이와 같이 간단한 오락이나 선물도 마련해 여성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부녀절’을 맞으며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대학생 소식통은 회령교원대학에서 있은 여성우대조치들에 대해 전해주었습니다.

회령교원대학에서는 점심시간에 여성기숙사생들만 따로 모아 비록 강냉이 밥이지만 평소의 두 배나 되는 량으로 식사를 보장했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한 학과의 남학생들은 집단적으로 돈을 거두어 여학생들을 식당에 초청했고 오후시간에는 여학생들을 위해 한국영화 ‘해운대’와 한국어로 번역(자막)된 러시아영화 ‘묵시록코드’를 준비했다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회령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아침에 회령시당과 시 여성동맹을 비롯해 일부 기관들에서 오산덕에 세워진 김정일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동상에 꽃바구니를 증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회령곡산공장에서는 여성노동자들에게 1kg의 과자를 공급했고 오후시간에는 ‘폭풍’팀과 ‘우뢰’팀으로 나뉘어 배구경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체육경기를 조직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런 다양한 행사들과 모임들이 회령시 뿐만 아니라 북한의 대부분 공장, 기업소, 대학들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밝혀 남성위주의 북한 사회에도 여성들을 위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