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목탄차, 서서히 역사 속으로

0:00 / 0:00

앵커 : 심각한 연료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오랫동안 운송수단으로 사용되던 목탄차가 이제는 점점 보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줄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소달구지보다 조금 빠르고 언덕길을 올라갈 때는 힘이 달려 사람들이 내려서 밀어주어야 한다”는 목탄차가 이제는 북한에서도 희귀한 존재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복수의 북한 주민들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평양은 물론이고 웬만한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도 이제는 목탄차를 구경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평안남도 남포, 함경남도 함흥, 황해도 해주 등에서 왔다는 주민들은 “목탄차는 산간벽지의 군부대에서나 아직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도 어쩌다 한두 대 눈에 띄는 정도”라면서 “머지않아 목탄차는 아예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들 주민 소식통들은 “국가에서 목탄차를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가 따로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면서 “사실 목탄차는 짐을 싣고 언덕길을 오를 수도 없으며 소달구지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형편없는 운송수단으로 이런 것을 아직 운행하고 있는 것 자체가 한심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평안북도 정주에서 6년 전 중국으로 이주했다는 화교 장 모 씨는 북한의 목탄차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의 하나로 목탄차의 연료인 숯이나 나무 부족을 꼽았습니다.

북한에 거주할 때 소속회사의 목탄차를 5년간 직접 몰았었다는 장 씨는 “목탄차의 원료로 가장 좋은 것은 참나무 숯인데 그 숯이 귀하다 보니 지름이 5cm 이상만 되는 참나무는 닥치는 대로 차량 연료로 사용하고 나중엔 그것도 구하기 어려워 알갱이를 털어낸 강냉이 속대를 목탄차 연료로 사용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 연료나 마구잡이로 사용하다 보니 툭하면 고장에다 평지에서는 소달구지보다 조금 나을 정도이고 언덕길에서는 타고 가던 사람이 내려서 밀어야 하는 게 목탄차”라면서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차를 5년이나 몰았는지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일제 강점기 때 등장해 해방 후 반세기가 넘도록 운행되던 북한의 목탄차는 답답한 운행성능과 연료가 되는 숯과 나무 부족으로 몇 년 후에는 완전히 사라져 역사 속의 유물로나 기억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