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중앙기관들이 지방 행정조직들에 지나치게 많은 과제들을 내려 먹이면서 그로 인한 주민들의 피로도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시대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사회적 부담이 많다"고 소식통들은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농촌에 노력을 집중해야 할 북한의 지방기관들이 중앙에서 내린 과제수행 때문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중앙에서 강요하는 과제들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와 큰 불만을 낳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2일, 양강도의 한 행정기관 간부소식통은 “농촌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하고서 한쪽으로는 철도감시시설, 살림집을 비롯한 중앙의 건설과제들이 연이어 내려오고 있다”고 지방행정기관들이 처한 답답한 현실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중앙기관들마다 모두 당의 방침 운운하며 자신들이 내려 보낸 과제부터 수행하라고 독촉하는데 “도무지 어떤 과제에 먼저 집중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지방간부들의 고민이 상당히 깊어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새벽 5시부터 철길정리 작업에 나갔다가 아침출근을 해서는 집단적으로 주변농장에 지원을 나간다”며 “이 외에도 살림집 건설을 위한 자갈과 모래를 세대당 각각 2입방씩 바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방마다 철길주변부터 시작해 현대적 아파트를 건설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 조만간 철길주변 땅집(단층집)들은 다 허물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강성대국 원년인 2012년까지 자체의 힘으로 청진시에 1만세대 살림집을 건설하겠다던 함북도당의 결의는 아직도 이행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청진시 1만세대의 살림집 건설’이 끝나지 못하자 북한당국은 하는 수 없이 국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내각 경공업성과 보건성, 건설감독성이 아무런 지원도 없이 숱한 자금이 요구되는 ‘현대화 사업’들을 마구 강요하면서 지방행정기관들에 큰 혼란과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농업성과 국토환경성, 민주여성동맹은 수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과제들을 타산 없이 내려 보내 땜질식 처방으로 버티고 있는 지방행정기관들은 행정기능이 거의 마비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중앙기관들마다 내려 보내는 이러한 과제들은 결국에는 모두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가는데 “과거 김정일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과제들이 내려오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한결같이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