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북한 대패, 생중계 부담감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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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 7대0 이라는 참담한 패배로 끝난 북한과 포르투갈의 축구경기를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이례적으로 생중계했는데요. 이와 관련 북한주민들과 남한의 탈북자들은 이번 경기에서 진 것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왜 그러는지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북한 대 포르투갈 팀의 축구경기를 생중계하던 서울방송(SBS) 해설원들이 연속 7골을 먹는 경기 장면을 보며 할 말을 잃었습니다.

SBS 방송녹음 : 왼발로 헤딩, 또 들어가네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북한 팀을 응원하던 남한의 탈북자들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서강대에서 인문학을 전공하는 탈북자 이경순(가명 25살)씨는 경기를 보고난 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경순 : 고향생각도 나고 그래서 북한이 이기기를 많이 응원했는데 조끔 아쉽네요.

1966년 영국에서 진행된 제8차 월드컵 경기대회 당시 포르투갈과의 대전에서 5:3으로 패하고 8강에 머물러야 했던 북한 선수들은 이번 경기에서 만큼은 40년 전의 한을 풀겠다는 의욕으로 불탔습니다.

북한당국도 조선중앙텔레비전과 중앙방송을 통해 경기시간을 미리 알려주면서 이번 경기가 ‘생중계’ 된다는 소식을 특별히 강조해 침체된 주민들의 분위기를 살려보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와는 달리 북한 팀은 7:0이라는 참담한 점수로 또다시 포르투갈에 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주민들과 남한의 탈북자들은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북한 팀이 대패하게 된 원인을 “김정일의 우둔한 전략”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기자출신 탈북자 장해성씨는 경기 전반 1:0으로 선점 골을 내 주었으나 탄탄한 수비력을 발판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던 북한 팀이 후반전에 와해되면서 무려 6골이나 더 허용한데는 김정일의 잘못된 전략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장해성 : 모든게 다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김정일이가 생방으로 그냥 내보내라 그랬을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이 돼.

그는 “북한체제의 특성상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 하려면 반드시 김정일의 지시가 있어야 한다”며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에게도 이러한 생중계 사실을 알려주어 주민들이 자신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음을 전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어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던 김정일의 전략이 오히려 선수들과 감독에게 커다란 부담감을 주었다는 의미입니다.

경기를 보고난 후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주민은 “이번 경기를 보라고 특별히 전기까지 더 공급하면서 열을 올렸는데 허망하기 그지없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체육경기까지 모두 간섭하며 시비를 따지는데 선수들도 어떻게 마음 놓고 뛸 수가 있겠느냐?”고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탈북지식인들의 단체인 ‘NK 지식인연대’ 출판팀장 도명학씨도 이러한 주장에 공감하면서 생중계라는 반짝 카드로 ‘일거양득’ 의 효과를 얻자고 한 김정일의 의도가 주민들의 사기도 꺾고 경기도 망쳐먹는 ‘일거양패’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도명학 : 그렇게 진걸 보니깐 스포츠마저도 이렇게…

누구나 마음대로 즐겨야 할 체육경기마저도 체제선전에 악용하려는 김정일 독재정치가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경기에 출전한 북한 팀의 꿈을 깨트린 원인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