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기자와 알아봅니다.
MC:
남북한이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 대회의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 예선에서 B조 1위와 2위를 기록하면서 남북이 함께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다는 기대가 그 어느 때 보다도 큰 상황인데요, 북한이 평양에서 열린 이란과 경기에서 아쉽게 비겼지만 여전히 2위를 지켰죠?
김진국:
북한은 6일 평양 양각도 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 경기에서 전반과 후반 90분 동안 공방을 펼쳤지만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이란을 꺾었다면 승점 3점을 보태서 남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결과와 상관없이 월드컵 본선에 갈 가능성이 큰 조 3위 결정전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14번 만나서 한 번도 승리해보지 못했던 이란을 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MC:
북한이 이례적으로 축구 경기를 생방송으로 중계했다죠?
김진국:
네, 실시간 중계는 북한이 오랜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북한은 평소에 축구경기를 비롯한 생중계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알려졌습니다. 최근 생중계는 작년 2월 뉴욕필 교향악단의 평양공연이 마지막이었습니다. 한국 언론도 북한의 생방송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축구 열기를 보도했는데요, 이날 경기장을 찾은 북한 주민들의 옷차림이 다양했고 열성적인 응원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진출했던 때가 1966년 영국에서 열린 대회였습니다. 8강까지 오르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이후 44년 동안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는데요,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3승 2무승부 2패로 승점 11점을 기록해 한국에 이어 조2위에 올라 있습니다. 남은 일주일 동안 지금의 2위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다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있게 됩니다.
MC:
그런가 하면,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먼저 확정했죠?
김진국:
그렇습니다. 한국은 6일 아랍에미리트연합과 한 월드컵 최종 예선 6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습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4승 2무승부 무패의 성적으로 승점 14점을 얻어서 나머지 경기의 결과에 상관없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1986년 멕시코에서 열린 대회에 3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한국은 그 뒤로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7번 연속으로 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했습니다. 7번 연속으로 본선에 진출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6개뿐입니다. 아시아에서 한국 다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연속으로 진출한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인데요, 두 나라 모두 4회 연속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어서 한국과는 연속 출전 횟수로 12년 차이가 납니다.
MC:
북한은 한 경기를 남겨 두고 있지만 한국은 두 경기가 더 남아 있는데요, 북한의 운명을 한국이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죠?
김진국:
한국은 내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다음 주 수요일 이란과 경기를 합니다. 사우디, 이란 모두 북한과 조 2위를 다투고 있는데요, 북한이 다음 주 수요일 맞붙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승리하면 승점 14점으로 조 2위를 확정 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기거나 패하게 되면 북한의 운명은 한국의 경기 결과로 결정납니다.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에 승리하면 북한은 다음 주 수요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할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월드컵 진출을 확정합니다. 한국이 중동의 두 나라와 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거나 패한다면 상황이 복잡해 집니다. 한국이 사우디와 비기거나 패하고 이란에도 패하면 북한이 조 4위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이 지금의 무패 행진을 끝까지 지켜주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축구 대표선수단도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이 월드컵 진출하기를 바란다면서 남은 두 경기에서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김동진 선수가 아랍에미리트 경기를 마친 뒤 이 같은 다짐을 밝혔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김동진: 동반 진출하면 정말 남북한의 쾌거이기 때문에 저희 선수들도 북한이 올라가기를 바라죠.
MC:
다음 주에 끝날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A조와 B조의 2위 나라까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짓게 되죠? 북한이 조 2위를 놓친다면 본선 진출의 꿈은 꺾이나요?
김진국:
조 3위를 하면 마지막 기회가 있습니다. 북한이 3위가 되면 A조 3위와 9월 5일과 9일 자국과 상대국을 오가면서 벌이는 경기에서 승리하면 오세아니아 지역 1위 나라와 남은 한 장의 본선 입장권을 놓고 다투게 됩니다. 일본과 호주가 본선 진출을 확정한 A조는 바레인과 카타르가 3위 자리를 놓고 경합 중입니다. 아시아 3위 결정전에서 승리한 나라는 오세아니아 지역 1위인 뉴질랜드와 10월 10일 아시아 3위 승자 국에서 1차전을, 11월 14일 뉴질랜드에서 2차전을 벌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A조의 카타르나 바레인 그리고 오세아니아의 뉴질랜드보다 전력이 앞서 있기 때문에 B조 3위로 최종 예선을 마치더라도 내년에 남아공에서 열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합니다.
MC:
김진국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릴 월드컵 축구 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이 함께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을 짚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