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된 호화 요트 2척에 관해 허형석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허형석 기자, 이탈리아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요트 2척을 압수했다는 이야기는 무슨 내용입니까?
허형석:
연합뉴스를 비롯해 남한의 여러 언론기관이 이탈리아 일간지 리베로의 17일자 보도를 인용해 전한 바를 보면 이탈리아 경찰은 김정일 위원장이 이탈리아에 주문한 요트 2척을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중부 지역의 토스카나 주 비라에지오 시에 있는 조선소에서 북한에 대한 금수 조치의 일환으로 이 요트들을 압수했습니다. 이 요트들은 처음엔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사업가가 현금으로 착수금을 지불하고 주문했으며, 이후에는 요트에 대한 권리와 잔금 지불의 의무가 중국 회사에 넘겨졌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 의심을 품고 오스트리아 정부의 협조를 받아 계좌를 추적했고 결국 이 돈이 김정일 위원장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요트 2척의 가격은 1300만 유로(한화 약 234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앵커:
이탈리아 당국은 왜 김 위원장의 요트를 압수했나요?
허형석: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요트 압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의결한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이탈리아 당국이 충실히 이행한 결과입니다. 2006년 10월에 채택된 제재 결의 1718호는 특히 사치품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의 부시 행정부도 그해 11월에 김 위원장의 사치생활을 억제하기 위해 대북 금수 품목에 아이팟,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스쿠터와 함께 고급 요트를 포함한 바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의 조치가 나온 배경은 최근 북한이 보인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됩니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여러 차례나 발사하고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국제사회에 호전적인 자세로 나왔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탈리아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요트를 압수한 행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봐야 하나요?
허형석:
네, 이탈리아 당국의 압수 행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한 조치라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2006년 10월에 채택된 결의 1718호는 그 이행이 엄격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결의 1718호까지 무시하면서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718호보다 더욱 강력한 내용을 담은 1874호를 2009년 6월 채택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국제적 분위기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일부 유엔 회원국은 대북제재 결의 두 가지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이런 결과의 하나가 호화 요트를 압수한 이탈리아 당국의 조치입니다. 이탈리아 당국의 조치는 더욱 강력한 내용을 담은 안보리 결의 1874호의 실질적인 이행 사례로 보면 됩니다. 이런 결의가 효력을 나타내려면 회원국의 철저한 이행이 관건입니다.
앵커:
김정일 위원장이 구매하려던 호화 요트 2척의 가격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허형석:
위에서 언급한 1300만 유로는 식량난으로 고생하는 북한 주민을 한 달간 먹여 살릴 수 있는 금액이라고 합니다. 1유로는 1달러보다 가치가 더 높습니다. 그런데 1300만 유로의 일부는 요트 2척의 압수에 앞서 이미 유럽의 금융 당국에 압수를 당했다고 보도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북한이 4월 5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에 들어간 돈은 약 3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이 돈이면 북한 당국이 연간 100만 톤 이상의 곡물을 국제시장에서 사올 수 있기 때문에 식량난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요트 대금이 이미 압수됐다는 이야기는 무슨 내용인가요?
허형석:
일본 언론사인 지지통신이 4월 5일 이와 관련한 보도를 했습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호화 요트를 구입하려던 대금의 일부인 수백만 달러가 유럽 금융당국에 압수를 당했다는 보도였습니다. 지지통신은 이 돈의 출처가 불분명한 데다 요트가 북한에 사치품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수상한 자금의 흐름을 유럽 금융당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요트 압수에 앞서 이 같은 자금의 압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앵커: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이 올해 3월 유럽 3개국을 극비에 방문했습니다. 이 방문이 호화 요트의 구입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연관성은 어느 정도나 있나요?
허형석:
장성택 부장이 유럽을 극비에 방문했다는 사실은 남한 정부의 복수 소식통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장 부장은 이탈리아에서 불거진 김 위원장의 요트 문제를 해결하고, 김 위원장의 뇌졸중을 치료한 프랑스 의료진을 면담하러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했다는 후문입니다. 북한은 노동당 39호실 산하 대성은행 계좌를 통해 이탈리아에 송금했지만 지지통신의 보도처럼 유럽 금융당국의 추적을 당해 돈만 날린 채 요트는 구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김 위원장의 측근인 장 부장이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가능성이 컸다고 대북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제대로 이행하는 바람에 김 위원장이나 이탈리아의 조선업자나 모두 낭패를 보고 말았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이탈리아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이 주문한 호화 요트 2척을 압수한 배경에 관해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