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 2013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3년 한 해의 북한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특집방송 2013 RFA 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정영 입니다. 오늘 10대 뉴스는 홍알벗 기자와 함께 합니다.
홍 기자, 안녕하세요.
홍알벗: 안녕하십니까.
정영: 먼저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홍알벗: 네, 준비해온 자료를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정 영: 네, 올해는 북한의 IT산업, 즉 정보통신과 관련한 소식들이 많이 전해졌는데요. 우선 휴대전화, 그러니까 손전화 이야기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홍알벗 기자! 올해 휴대전화 뉴스가 10대 뉴스에 선정된 이유는 뭔가요?
홍알벗: 네, 결론부터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북한의 이동통신업체인 고려링크를 통해 휴대전화를 사용하겠다며 가입한 주민의 수가 200만명을 넘었다는 것이죠.
정 영: 북한은 워낙 폐쇄적인 나라라 그런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알려지게 됐나요?
홍알벗: 네, 이같은 사실은 현재 북한의 체신성과 함께 '고려링크'를 세운 이집트의 이동통신업체 오라스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인데요. 지난 5월 29일, 사위리스 회장은 성명서를 내고 북한에서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 올해 상반기에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습니다. 사위리스 회장은 북한 진출 초기만 해도 소수의 특권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면서 휴대전화를 이용하려는 일반 북한 주민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영: 이 정도면 당초 오라스콤의 계획보다도 많은 수 아닌가요?
홍알벗: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때만 해도 제가 가입자 수가 150만명 정도 된다고 했었는데 1년 사이에 50만명이 더 늘어난 셈입니다.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도 말했지만 북한에서 사업을 시작한 2008년쯤 가입자 10만 명이 사업타당성을 계산할 수 있는 중요한 숫자라고 밝혔지만 5년 만에 진출 초기 목표의 20배를 넘긴 겁니다.
정 영: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많이 늘어난걸 보면 북한에서도 이동통신을 통한 수입이 꽤 많을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홍알벗: 오라스콤사 측이 지난 5월 이집트 주식시장에 공개한 2013년 1분기 실적을 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영업이익이 4억 3천830만 이집트 파운드, 미화로 치자면 약 6천300만 달러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수익금은 더 늘어났겠죠. 오라스콤 측은 지난 분기보다 영업실적이 약 31%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정 영: 그렇다면 북한의 이동통신에 거액을 투자한 오라스콤사 측 입장에서 본다면 앞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투자를 늘릴 수도 있겠네요.
홍알벗: 글쎄요, 그게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숫자상으로 보면 분명 이익이 창출은 됐지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북한에서 걷어들인 이익금을 오라스콤은 구경도 못해봤다는 겁니다. 결국 이익금을 받지 못한 오라스콤 측은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지 못하게 된 겁니다. 이 때문에 사위리스 회장은 지난 달 배당금이 회수될 때까지 더 이상 북한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익금 지급이 안되는 이유는 북한이 북한 통화를 외국 통화로 현금 이체하는 것을 제한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광주 한국 경기개발연구원의 선임연구원입니다.
손광주: 북한이 제일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상대방한테서 100을 받은 후 0을 돌려주는 겁니다. 북한이 오라스콤으로부터 휴대전화기를 싼 값 또는 거의 무상으로 받은 다음에 결제를 안 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 영: 자 북한의 휴대전화와 함께 올 한해동안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게 바로 '삼지연'이란 이름을 가진 태블릿PC, 즉 판형컴퓨터인데요. 삼지연 말고도 북한에서 만들었다는 태블릿PC가 몇 개 더 있지 않습니까?
홍알벗: 네 그렇습니다. 방금 말씀 하신것처럼 북한은 2-3년 전부터 태블릿PC 제작을 본격화해서 심지연을 비롯해 아리랑, 그리고 지난 4월 출시한 '아침' 등 3가지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언론보도 내용입니다.
북한방송 녹취: 현재 조국에서는 '아침' 외에도 조선 컴퓨터 중심과 평양 정보기술국에서 개발한 '삼지연'과 '아리랑' 상표의 판형 컴퓨터들도 생산, 판매되고 있으며 판형 컴퓨터 조작체계를 새로운 판본으로 갱신하기 위한 각종 형식의 가치있는 응용프로그램들을 더 많이 도입하기 위한 경쟁이 연관 단위들 사이에 활발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북한이 가장 홍보를 많이 하는 제품이 바로 삼지연이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 제품을 사가지고 나오는 바람에 더 알려지게 됐습니다. 게다가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에도 이 제품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습니다.
북한방송 녹취: 우리 조선컴퓨터 '중심'에서는 이번에 새로운 형의 TV 기능을 갖춘 새로운 판형컴퓨터 삼지연을 개발해 내놓게 됐습니다. 화면에서 나오는 화면을 작은 텔레비전에 담아서 이동하면서 볼 수 있는 편리한 제품으로 개발을 했다는 겁니다.
정 영: 그렇다면 이 태블릿PC '삼지연'을 소개 좀 해주시죠.
홍알벗: 네, 삼지연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쓸만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주로 공부하는데 많이 사용되는데요. 사전을 비롯해 각종 학습자료와 체제선전자료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게임도 많이 들어 있는데요. 이들 게임 가운데에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앵그리버드'를 북한식으로 바꾼 '고무총쏘기'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북한이 무단 복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이 실험을 해봤다고 합니다. 이 삼지연에 텔레비전 시청 기능이 있어서 중국과 유럽에서 한번 틀어봤는데 방송이 잡히더라는 겁니다.
정 영: 그렇다면 북한에서도 외국 방송을 볼 수 있다는 말인가요? 혹시 인터넷도 되는거 아닌가요?
홍알벗: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단 북한이 한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인접국가의 방송전파를 고의적으로 차단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불가능한 상태이고요. 하지만 중국 국경지역에서는 혹시 중국 방송을 볼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현재로서는 북한내부에서는 외국방송 시청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도 불가능 하다고 봐야겠습니다. 북한은 일반 주민들이 인터넷에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도록 차단시켜 놨기 때문에 태블릿PC로 인터넷을 한다는 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북한은 예나 지금이나 일반 주민들이 외부세계와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휴대전화나 태블릿PC라고 해도 인터넷은 이용할 수 없게 만들어 놨습니다.
정 영: 자, 조금 전 삼지연을 소개하면서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도 이 제품이 올라왔었다는 말씀을 했는데, 설명 좀 해 주시죠.
홍알벗: 네, 이 인터넷 경매 웹사이트는 '이베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이 팔고 싶은 물건을 올리면 사고 싶은 사람들이 가격을 부르고,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죠. 그런데 이 삼지연 태블릿PC가 지난 달 초에 이베이 사이트에 올라왔습니다. 아프리카 외에는 전세계 어느 곳이든 배송이 되는데 발송될 장소는 중국 지린성 옌지로 되어 있었습니다. 삼지연의 시작 가격은 미화로 4달로 15센트였고 최고 낙찰가격은 546달러까지 껑충 뛰기도 했습니다. 삼지연은 북한에서 기종에 따라 100에서 250달러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다 보니 가격이 그렇게 많이 오른것 같습니다.
정 영: 그렇다면 삼지연의 인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나요?
홍알벗: 그렇진 않습니다. 처음 삼지연이 이베이에 올라 왔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두번째, 세번째 경매에 부쳐진 삼지연의 경우 각각 425달러에 낙찰이 되었고, 이베이에 삼지연이 첫 선을 보인지 한 달 만에 경매가는 26달러에서 더 이 상 오르지 않고 사흘동안 5명의 경매자가 24차례 밖에 응찰하지 않아, 처음 경매 때 하룻만에 11명이 39차례나 응찰했던 것과 큰 대조를 이뤘습니다. 그 열기가 점점 식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 영: 자, 그렇다면 이제 북한의 정보통신 환경은 어떻게 전망이 됩니까?
홍알벗: 현재 북한은 관광객 등 외국인에 한해 일정 금액을 내고 SIM카드를 구입하면 국제전화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도 외국인의 경우 스마트폰, 손전화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국인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국제전화를 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태블릿PC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지연 같은 경우 400여가지가 넘는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고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터넷 사용은 역시 할 수 없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기본적으로 인터넷에 연결이 안 되지 않습니까? 이런 PC를 갖고 있어도 국내 인트라넷밖에 연결이 안 돼요. '제한된 기능밖에 없는데,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용도에 많은 한계가 있다면 일반 북한 주민 가운데 이런 판형 컴퓨터가 얼마나 필요할까?'에 관해서도 저는 의문입니다.
이러한 북한 당국의 통신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체제유지를 위해서는 외부정보 차단이 필수인데,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 정보통신 기기의 기능을 완화한다는 것은 1인 독재체제의 존립 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금방 국제전화와 인터넷 사용제한을 해제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정 영: 자유아시아방송의 2013년 10대 뉴스 7편 '휴대폰 200만 시대'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외화벌이-장마당과 신흥부자' 편을 보내드립니다. 여러분의 많은 청취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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