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RFA 10대 뉴스] ⑥ 김정은의 보여주기식 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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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완: 2013,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3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노재완입니다. 오늘 '10대 뉴스'의 여섯 번째 시간에서는 올해 김정은 정권아래 유난히 활발히 펼쳐졌던 "김정은의 보여주기식 통치"에 대해 정아름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정아름, 기자 안녕하세요.

노재완/정아름: 안녕하세요.

노재완: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정아름: 네, 준비해온 음성자료를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사운드+ 북한 관영매체 (녹취): 세계를 향해 인민의 최고 이상 실현을 위해 나아가는 김정은 시KBS 로드먼 방북 뉴스 ………..

노재완: 네 지금 들으신 내용 중 가장 먼저 나왔던 음성이 북한 당국이 올해 들어 평양에 대형 수영장을 개장하며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방송한 내용인데요. 정아름 기자, 김정은 정권이 올 들어 보여주기식 정책에 더 박차를 가했죠?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올해 평양의 대형 수영장 개장, 마식령 스키장 건설, 그리고 미국 유명 농구 선수 로드먼의 방북까지 소위 '보여주기식 정책'에 힘을 쏟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은 올해들어 더욱 관광지를 확대하는 등 외부와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북한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더 보여주려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노재완: 한마디로 볼거리가 풍성했는데요.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하나 하나 살펴보죠. 우선 지난 10월 평양에 대규모 물놀이장, 워터파크가 문을 열었죠?

네, 그렇습니다. 평양 대동강 인근에 문을 연 '문수 물놀이장' 입니다. 많이 들어보셨죠? 한국의 최고 물 놀이 시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시설인데, 승마장과 스키장까지 다양한 시설을 갖춰 세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9개월 만에 완공된 이곳은 10만 9천 제곱미터 부지에 실내외 수영장과 파도풀, 대형 미끄럼틀을 갖췄습니다. 실내에는 체육관과 한증탕에 생맥주바, 그리고 대형 식당이 들어섰고 야외에는 농구장과 배드민턴장 등 체육 시설도 자리 잡았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건설 비용이 미화로는 3천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노재완: 3백억원이라. 대단한데요. 이 돈이 고스란히 북한 주민들의 배를 불리는 데 가면 참 좋을 텐데 이게 전부다 대형 물놀이장에 쓰였다니 참 안타깝네요. 대형 물놀이장 이야기를 하니, 마식령 스키장 건설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정아름: 그렇습니다. 북한당국은 내년 1월에 마식령 스키장건설을 완공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대적으로 유치할 예정입니다. 마식령 스키장 또한 김정은 제 1국방위원회 위원장이 여러 차례 찾으면서, 더 화제가 되었었죠. 마식령 스키장도 그 규모나 시설 면에서 도대체 가난한 북한이 건설하고 있는 곳이라고 믿지 못할 만큼 화려한 데요. 외국관광객들에 대한 평양, 판문점, 마식령관광 상품이 예상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스키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하루 방문객이 평균 5천명에 달하고, 이를 통해 총 6천만 달러 이상의 연 수입을 올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1인당 50달러의 입장료를 받는 가정하에 계산입니다.

하지만 북한주민들의 1인당 평균 월수입이 월 3,000원인데 현재 환율이 1달러에 8천-9천 원 선에 있고, 그리고 월급이 최근 올랐다고 해도 50달러면 최소 몇 년분의 월급이 됩니다. 따라서 북한주민들에게는 마식령 스키장에서 스키를 한 두 시간 탄다는 게 사실 너무도 큰 부담입니다.

노재완: 대형 수영장이나 마식령 스키장, 사실상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그들이 사용하지도 못할 대형 시설들을 마구 건설하는 점이 납득이 잘 가질 않는데요. 김정은 제 1국방위원장의 속내가 궁금합니다.

정아름: 네, 사실 이러한 시설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바는 전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결국 평양 대형 수영장도 그렇고 마식령 스키장도 마찬가지고, 김정은의 "보여주기식 정책" 즉, 북한 주민들에게 주민들의 민생과 복지를 이만큼 챙기며, 밖으로는 이만큼 자신이 현대화되었다는 것을 과시하는 모습인 것이죠. 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북한의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의 방송분이 있는데요, 잠깐 들어보시죠.

북한 관영매체 (녹취): 세계를 향해 인민의 최고 이상 실현을 위해 나아가는 김정은 시대,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참모습이 온세상에 다시금 뚜렷이 과시되게 됐습니다.

이 밖에도, 점점 가난해져가는 북한, 그리고 경제 회생의 길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외화를 더 많이 벌겠다는 의도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 연구원의 박형중 북한연구실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 RFA)에 북한이 회복될 수 없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도구로서의 외화 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형중: 현재 북한은 제조업이 죽어 있는 상황이에요. 따라서 외부로부터의 돈 벌이가 필요한 것이죠.

한편 또 다른 전문가인 이화여자대학교 북학한과 김석향 교수는 김정은 제 1국방위원장도 김정일 비서와 같이 집권 초기 아버지 때와는 틀리게 무엇인가 보여주겠다는 것을 야심찬 계획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석향 교숩니다.

노재완: 그렇군요. 이러한 움직임들이 무리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텐데요. 보여주기식 정책, 과시하기 하면 지난 2월의 미국 전직 유명 농구선수인 로드먼의 방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죠.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유명 농구선수인 로드먼의 지난 2, 9월 방북을 마치 김정은을 존경하는 세계의 민심으로 왜곡선전 했었죠 . 하지만 실상은 로드먼은 평양을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김정은이란 이름 석자도 알지 못했습니다. 지난 2월 미국의 한 방송국, HBO의 제안으로 돈을 벌기 위해 갔던 것이 첫 인연이 되어 이번 9월에도 또 다시 평양을 가게 됐던 것입니다.

또, 로드먼의 북한 방문은 세계적으로는 웃음거리가 되었던 것이 중요합니다. 로드먼은 미국 프로농구 NBA 7년 연속 리바운드 왕의 자리에 등극했던 유명 농구선수이지만, "악동"이란 별명으로 유명합니다. 잦은 싸움도 문제였지만 사생활이나 심지어 머리와 옷차림까지도 제 멋대로였습니다. 때문에 로드먼이 김정은을 만나러 간다고 했을 때 일부 언론들에선 '두 악동이 만난다.'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리기도 했었죠.

노재완: 북한의 보여주기식 정책이 그리 큰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한 듯 하군요. 내년에도 이렇게 북한 주민들과 외부에게 보여주기식 정책을 쓰게 될지 궁금하네요.

정아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이 장성택 처형 등으로 인한 불안에도 오히려 보란 듯 더 보여주기식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김석향: 내년에도 (이러한 정책을) 계속 시도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한번 이야기 한 것은 꼭 지킨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추진한 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일을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결국, 북한의 김정은 제 1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야심대로, 내년에도 계속해서 대형 수영장, 마식령 스키장, 로드먼 방문, 그리고 외국인 관광 확대 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을 과시하는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재완: 네 그렇군요. 지금까지 "김정은의 보여주기식 통치" 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정아름 기자 ,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아름: 네, 감사합니다.

노재완 (Closing): 자유아시아방송의 2013년 10대 뉴스 6편 ' 김정은의 보여주기식 통치'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일곱 번째 순서로 ' 손전화기 200 만명 시대 ' 편을 살펴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