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5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5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양윤정입니다. 오늘 '10대 뉴스'의 세 번째 시간은 양성원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멈추지 않는 무력시위' 먼저 준비해 온 음성자료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네 지금 들으신 것 처럼 북한의 무력시위는 올해도 계속됐습니다. 올해 가장 눈에 띈 북한의 도발이라면 이른바 SLBM, 즉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탄도 미사일을 북한이 시험 발사한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올해 5월과 11월 2차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는데요. 올 5월은 일단 모의 탄도미사일의 수중 사출실험 성공, 11월은 실패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선 잠수함에 장착된 탄도미사일은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중에서 은밀히 이동하다 미사일을 쏘기 때문에 방어하는 입장에선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지난 5월 발사 시험과 관련한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죠. 한국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의 설명입니다.
김태우 전 원장: 당시 북한이 시험 발사한 '북극성-1'호라는 미사일은 서방에서 KN-11로 알려진 탄도미사일로서 북한의 신포급 잠수함(2000톤급)에서 캡슐을 통해 사출되어 수중을 통과한 후 물 밖에서 엔진을 점화하는 방식으로 시험발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앵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두 번 다 시험 광경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지난 5월에는 시험이 성공하자 북한 방송은 이를 인민군 군함에 오른 김 제 1위원장과 함께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는데요.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조선중앙TV (지난 5월) "'멋있어. 성공이야. 대단하오!'라고 하시면서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공격형 잠수함에서 탄도탄을 발사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리고 김 제1위원장은 지난 11월 28일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실시된 두 번째 발사현장에도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한국 정보 당국은 추정하고 있는데요. 국가정보원은 이번엔 미사일 궤적이 전혀 파악되지 않아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침묵하며, 대대적인 보도를 했던 첫 번째 발사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앞서도 잠시 언급하셨지만 북한의 이러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능력은 앞으로 매우 위협적일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그래도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 개발은 초기단계"라는 게 한국 국방 당국의 입장입니다. 국방부는 일반적으로 수중 사출시험을 한 이후 실제 개발하는 데 4~5년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꾸준히 잠수함 미사일 발사 능력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고 올해 두차례 시험 발사에 나선 만큼 그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의 최강 부원장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최강 부원장: 지금까지 지상에서 발사되는 미사일로부터 우리를 방어하는 데 집중해 왔는데 이제는 잠수함 발사 미사일, 전혀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앵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측도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능력이 우려되긴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존 케리 장관은 지난 5월 당시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사출시험에 대해 "매우 도발적인 행동"이라며 "한미공조를 통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구요. 11월에 실패한 북한의 SLBM 발사에도 미국 군 당국은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지난해부터 북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개발 경과를 면밀히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도 사정거리와 관계 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발사체의 발사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 시험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게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의 한결 같은 지적입니다. 한국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의 말입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북한은 어떠한 탄도미사일도 개발하거나 실험할 수 없도록 유엔 안보리 결의로 이미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사실상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또 7개월만에 최근 미국 워싱턴을 찾아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과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한 황준국 한국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은 특히 SLBM, 즉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황준국 본부장: SLBM, 또는 소위 위성발사 등과 같은 전략적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계속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또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을 예단할 순 없지만 항상 준비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황 본부장은 말했습니다.
앵커) 자, 이제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서 화제를 돌려 올해 북한의 핵실험 준비 등 핵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가장 최근 소식은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 추가 핵실험을 하기 위한 새로운 갱도를 굴착했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이달 초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을 촬영한 최근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과거 핵실험을 했거나 갱도를 팠던 세 곳과는 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갱도를 파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매체는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이 당장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고 다만 새로운 갱도를 이용해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핵 관련 국제기구의 한 수장이 이러한 북한의 새로운 갱도 굴착을 '엄포'라고 평가 절하한 내용인 것 같은데요. 자세히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초 서울을 방문했던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기구(CTBTO)'의 라시나 제르보(Lassina Zerbo) 사무총장은 로이터TV와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이 핵실험장 갱도 굴착 움직임을 보인 것은 국제사회가 북한과 대화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엄포'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
제르보 사무총장: (풍계리 핵실험장의) 4번째 갱도 굴착 움직임은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도록 국제사회에 압박을 가하려는 북한의 '엄포(bluff)'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또 남북한이 지난 8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로 합의하고 남북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도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21세기 들어 핵폭발 실험을 강행한 국가는 오직 북한 밖에 없다고 강조한 제르보 사무총장은 이어 국제사회가 이미 북한에 핵개발을 포기할 것을 충분히 요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지만 북한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도록 계속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올해 또 흥미로운 것은 지난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을 거행하면서 북한 당국이 당시 별다른 도발에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창건 기념일을 맞아 위성발사로 위장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또 추가 핵실험에도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이 일단 빗나간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북한이 언제든 다시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지난 10월 당시 북한의 당 창건 기념일 행사에 너무 큰 의미를 둬선 곤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당시 육성 연설에서 핵무기 대신 주민 사랑을 강조한 것 등을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언제든 도발 분위기로 돌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스트라우브 부소장: 우리는 항상 북한의 도전을 대비해야만 합니다. 북한은 수십 년간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원을 투자해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추가 실험에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또 당시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비확산 군축담당 국장은 북한 당국이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장거리 로켓 발사에 나서지 않은 것은 기술적 준비 부족이 그 이유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도 당시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국장: 북한은 향후 어느 시점에 도발에 나설 것입니다. 올해나 내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고 이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북한의 반발, 또 이로 인한 위기 상황 고조와 북한의 핵실험 강행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내년에는 이러한 전문가들의 예상이 모두 빗나가길 희망해봅니다.
앵커) 네, 양성원 기자 잘 들었습니다. 2016년에는 정말 북한 당국이 핵과 미사일 같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멈추고 거기에 쓰일 자원을 북한 주민의 복리후생 증진을 위해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Closing) 자유아시아방송의 2015년 10대 뉴스3편 '멈추지 않는 무력시위'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노동당 창건 70주년' 편을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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