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관련 단체들의 이색 송년회

0:00 / 0:00

MC

: 금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가 여기저기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요란한 송년 모임 대신 뜻 깊은 행사로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의 황은희 기자가 북한관련 단체들의 이색 송년회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녹취: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상대방을 이해하고 감사하는 그런 마음가짐을 여러분이 평생 갖는다면 여러분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입니다. 통일 조국의 큰 보탬이 되는 인물이 될 줄 압니다.”

연말을 맞아 남한에서는 송년회가 한창입니다.

남한에서는 최근 한해의 괴로움을 잊어버리자는 의미의 망년회 보다는 송년회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송년회는 한 해 동안 쌓였던 묵은 감정, 좋지 않은 기억들을 지우고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송년회 문화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술 마시고 떠들며 노는 게 송년회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면,요즘엔 예술성 높은 공연을 감상한다든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송년회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북한관련 단체들도 송년회를 겸한 학술 토론회를 많이 열고 있습니다.

지난 27일에도 서울 광화문에 있는 사랑의 열매 대강당에서 북한인권 관련 대학생 단체들이 연합해서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

북한인권학생연대와 바른사회대학생연합 등 다섯 개 단체의 대학생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북한인권학생연대 문동희 대표입니다.

“연말을 맞아 송년회를 많이들 하는데 갑작스럽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서 저희도 다른 대학생 단체들과 같이 이런 토론회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김정일 사후의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 논의해보고 대학생들이 과연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지 토론해보는 토론회입니다.”

대학생 김지연 씨는 먹고 마시며 즐기는 송년회보다 의미 있는 연말을 보내고 싶어서 이번 토론에 참가했다고 말합니다.

“연말이든 연초든 술만 마셨던 기억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좀 더 의미 있는 연말을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던 끝에 저희가 대학생 ‘김정일 사후를 논하다’ 라는 주제를 가지고 대학생 단체들끼리 모여서..”

앞서 지난 26일에는 북한연구단체인 북한전략센터에서 탈북자들을 초청해 뜻 깊은 송년회를 가졌습니다.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고 함께 통일을 기원하자는 뜻에서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북한전략센터 박영철(가명) 사무국장입니다.

“이번 송년회는 내년에 어떻게 하면 우리 탈북자 단체들이 힘을 합쳐서 통일과 북한의 민주화 인권을 위해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일들을 함께 논의하는 그런 자리가 됐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 20일에는 구세군 건물의 공연장에서 통일열차 모임 회원들이 모여 송년회를 즐겼습니다.

통일열차는 통일을 염원하는 남한 사람들의 단체입니다.

통일열차의 신미녀 대표입니다.

“지난 2010년 5월 6일에 페이스북을 만들었어요. 회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일곱 차례에 걸쳐서 판문점을 간다든가 민속마을에 가서 통일을 기원하는 솟대도 세우고 나무도 심었습니다. 오늘 바로 <통일열차 이야기> 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기념식을 하게 됐습니다.

통일열차는 2011년 한 해 동안 회원들이 했던 일들을 사진과 글이 담긴 책으로 만들어 나눠 가졌습니다.

회원들은 자신의 소중한 추억을 하나로 묶은 책을 간직하게 돼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통일열차 회원 신소영 씨입니다.

“통일열차 이야기 동영상을 보면서 여러 가지 영상들과 함께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필름처럼 스쳐가면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앞으로 이런 모임이 더 활성화가 되서 페이스북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탈북자들로 구성된 평양백두한라예술단의 공연도 펼쳐져 송년회의 열기를 뜨겁게 했습니다.

이 행사에 참가한 남한의 기업인 김종주 씨는 통일 후에 북한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루빨리 통일돼서 우리 북한 동포들이 편안하게 그리고 훌륭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일 택시를 북한에 가서 꼭 만들고 싶습니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12월 마지막 주.

통일을 염원하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북한 주민에게도 전해지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