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일본 항공 여객기 요도호 납치범 자녀 가운데 마지막 북한에 남아 있던 와카바야시 모리아키 씨의 차남이 13일 대리인과 함께 일본에 입국했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난 와카바야시 씨의 차남은 일본 여권이 없기 때문에 북경의 일본 대사관이 발급한 도항 서류를 갖고 13일 아침 평양을 출발해서 북경을 거쳐 이날 오후 간사이 국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38년 전일본항공 여객기를 납치해 북한으로 건너 간 납치범 9명은 평양에서 일본 여성들과 결혼해 모두 25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납치범들은 자신들의 귀국에 대비한 활동 거점을 마련할 목적에서 2001년 5월부터 처자식들을 순차적으로 일본에 귀국시켜 왔습니다. 와카바야시 씨 차남의 귀국을 끝으로 납치범 자녀는 모두 일본에 귀국한 셈입니다.
요도호 납치범 9명 가운데 그동안 세 명이 죽고 두 명이 체포되어 현재 북한에는 고니시 다카히로(64), 와카바야시 모리아키(62), 아카기 시로(61), 우오모토 기미히로(61)와 일본인 납치 혐의로 국제 수배된 다미야 다카마로(95년 사망)의 아내 모리 요리코(56)와 와카바야시의 아내 사키코(54) 등 납치범 4명과 그들의 처 2명을 합쳐 모두 6명이 남아 있습니다.
납치범 4명의 귀국 문제는 납치 재조사 합의가 물 건너감에 따라 흐지부지된 상태이고, 그들의 처 2명은 납치 혐의로 기소되는 것이 두려워 귀국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양에서 그들을 만나고 돌아온 대리인은 "일본 정부와 귀국 문제를 시급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면서 "일본 정부에 6명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마약을 밀수한 혐의로 2003년 10월 북한에서 체포된 일본인 남성 사와다 요시아키 씨가 인도주의적 조치에 따라 13일 북한을 출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사와다 씨는 일본 엔터프라이즈 주식회사의 부장으로 만경봉 92호를 마약 밀수선으로 매도하고 북한과 조총련을 악랄하게 모해한 혐의를 받아 그동안 북한에 억류돼 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일 실무협의를 통해 사와다 부장의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밝히고 그를 즉각 석방할 것을 북한에 요구해 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반도문제 전문가는 사와다 씨가 도쿄에 살고 있는 폭력단 조직원이라는 설이 있다고 말하면서, 북한이 돌연 사와다 씨를 출국시킨 것과 요도호 납치 범 자녀의 귀국을 용인한 것을 놓고 대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신호라고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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