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장관 사퇴.. "국민이 경질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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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남한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물러났습니다. 딸의 '특혜 채용' 논란 때문입니다. 외교통상부는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정가에서는 유 장관의 퇴임이 '민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딸의 특혜채용 논란으로 4일 사의를 공식 표명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6일 오전 마지막 간부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회의 당시에는 사표가 정식으로 수리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들인 상황이어서 이날 회의는 사실상 이임식으로 간주됐습니다.

유 장관은 "본의 아니게 물의가 야기돼 조직과 동료 여러분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게 돼 무엇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송구스럽고 후회스럽다"고 말했다고 김영선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김영선

: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외교통상부는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자성의 태도를 갖고 앞으로 외교통상부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행하고자 합니다.

외교통상부는 당분간 1차관과 2차관, 그리고 통상교섭본부장을 중심으로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포함한 주요 외교 일정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선

: 이러한 사태로 인해서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외교 업무의 수행에 하등의 착오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태도를 갖춘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유 장관의 큰딸이 외교통상부의 특별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소식은 지난 2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31일 단 한 명을 뽑는 전문 계약직 5급 특별 채용에 유 장관의 딸이 다른 후보자들을 제치고 합격했으며, 그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15세에서 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이 8.5%에 달하는 상황에서 장관의 딸에게 특혜가 주어졌다는 소식은 현 정부의 최장수 장관 중 한 명인 유명환 장관에게 치명타를 날렸습니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핵심 가치로 제시한 바 있어 “유 장관이 버틸 수 있는 여지는 없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지난 5일 국무총리 후보자와 2명의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 인사 청문회에서 낙마한 데 이어 이번에 유명환 장관이 물러난 데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바로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는 겁니다.

유 장관이 물러난 다음 민주당의 전병헌 정책위원회 의장은 “유 장관은 사퇴가 아니라 국민들에 의해 경질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 이번 유명환 장관의 사퇴는 총리 후보자의 사퇴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국에서는 민주주의에 의해서 ‘선출직이나 임명직 공무원도 낙마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통상부의 수장으로 임명된 유명환 장관은 고위직 관료의 도덕성을 우선시하는 국민 여론에 밀려 2년 7개월 만에 장관직을 내놓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