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당국, 북 축구팀 반대 자제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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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당국은 북한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자국 내 전지훈련을 반대하는 시위를 계획하는 시민단체들에 시위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짐바브웨의 현지 언론 매체인 ‘짐바브웨메트로(Zimbabwe Metro)’는 19일 월터 음젬비 짐바브웨 관광장관이 북한 축구팀의 짐바브웨 전지훈련을 반대하는 시민운동가들에게 관련 시위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짐바브웨메트로’의 보도에 따르면 음젬비 장관은 북한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짐바브웨 전지훈련은 스포츠 교류의 일환일 뿐이며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해야 한다면서 시위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짐바브웨의 현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에 반대하는 정당인 아프리카인민동맹(ZAPU) 측 대변인은 북한 축구팀의 짐바브웨 방문을 결단코 반대한다면서 짐바브웨 당국이 북한 선수단의 입국을 허락한 것은 매우 도발적인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6월 초 개막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경기에 출전하는 북한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25일 짐바브웨의 수도인 하라레에 도착해 짐바브웨의 제2도시인 불라와요에 머물며 지역 축구팀과 평가전을 치르는 등 2주간 전지훈련을 벌일 예정입니다.

앞서 짐바브웨의 30여 개 시민단체들은 만일 짐바브웨 당국이 북한 대표팀의 훈련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북한 축구팀이 훈련할 불라와요 축구경기장을 반북 시위의 거점으로 삼을 것이며 짐바브웨뿐 아니라 북한팀이 경기를 펼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30년 가까이 짐바브웨를 철권통치하고 있는 무가베 대통령은 1980년대 초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북한군이 훈련한 친위부대를 동원해 반대파와 정적 등 2만여 명의 짐바브웨 주민들을 매우 잔인한 수법으로 살해해 당시 사건은 ‘마타벨레랜드 대학살’(Matabeleland Massacres)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짐바브웨의 시민단체들은 짐바브웨 당국이 북한 축구팀의 전지훈련을 허락한 것은 당시 희생된 짐바브웨 민간인에 대한 모독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