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멸종위기 동물 북에 선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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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 아프리카 동남부에 자리한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얼룩말, 기린 등의 야생동물을 북한의 동물원에 선물로 보내려 하자 짐바브웨의 동물보호운동가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 가디언지 인터넷판은 13일 짐바브웨의 무가베 대통령이 짐바브웨 최대 공원인 휑기국립공원(Hwenge National Park)에서 잡은 기린, 얼룩말, 아기 코끼리 등을 두 마리씩 북한에 선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짐바브웨 동물보호운동연합 특별반의 쟈니 로드리게스 대표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짐바브웨의 야생동물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에 보낼 동물 중에 멸종 위기에 처한 코뿔소와 생후 2년 미만의 코끼리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들을 북한에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드리게스 대표: (무가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동물들이 북한정부에 선물로 보내질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현재 동물들이 움트시비 방역소에 있습니다. 문제는 18 개월 된 코끼리가 가족과 떨어진 충격과 오랜 비행시간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무가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북한에 선물로 보낼 야생 동물을 포획하던 정부 관리들과 자동차를 목격한 동물원 직원이 지난주 동물보호운동연합에 몰래 이 사실을 알려왔다고 로드리게스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로드리게스 대표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류의 코뿔소 한 쌍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 항공 당국에 동물들이 언제 북한으로 운송될지 확인 중이라면서 동물애호가들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로드리게스 대표: 우리 정부가 보낸 동물이 북한에서 잘 살지 못하고 죽습니다. 1980년대에 북한에 간 코뿔소 두 마리도 열악한 동물원 환경 때문에 몇 달이 안 돼 죽었어요.

로드리게스 대표는 특히 멸종 위기에 처한 코뿔소 같은 동물이 포함되어 있다면 ‘멸종위기에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북한 동물원이 이러한 동물의 생존에 적합한 환경이라는 것을 생물학자나 환경학자로부터 증명을 받아야만 하는데 짐바브웨나 북한은 국제협약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휑기국립공원에서 자유롭게 살던 동물들이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치는 환경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면서, 옛 유고슬라비아의 벨그레이드 동물원에 보낸 코뿔소도 습기와 눈으로 발이 썪는 병이 걸린 후에 죽었다고 전했습니다. 로드리게스 대표는 게다가 중국의 암시장에서 코뿔소 뿔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경제난에 처한 짐바브웨에서는 코뿔소의 밀렵도 횡행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짐바브웨는 북한과 오랜 친분을 갖고 있습니다. 80년대 초 무가베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북한 군사교관들이 무가베 대통령의 친위부대를 교육했고 이들은 2만 명이 넘는 민간인을 잔혹하게 학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