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사람이 며칠을 굶게 되면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다 입으로 가져가게 된다고 합니다. 뭐든 먹어서 배를 채우려는 본능 때문인데요. 이럴 때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허기를 채우는 방법에 대해 동의사 강유 선생님의 도움말씀 듣겠습니다.
이: 우선 만성적으로 음식을 제대로 못 먹었을 때 생기는 병부터 알아야겠는데요. 영양실조가 대표적이지 않겠습니까?
강: 네.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생기는 영양실조는 두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발생하는 영양실조고 다른 한 가지는 건강한 사람이 몸에 필요한 양만큼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여 생기는 영양실조입니다.
질병은 건강한 신체를 병약하게 할뿐만 아니라 입맛이 없어서 음식을 못 먹게 하고 먹은 음식이 소화기내에서 소화흡수를 방해하거나 설사를 일으켜 몸에서 수분이 탈수되게 합니다. 지금 북한에는 여러 가지 전염병이 만연되고 있지만 의료 환경이 악화되어 전염병을 예방할 능력을 거의 상실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염병들이 사람의 건강을 병들게 할뿐만 아니라 병에서 놓여도 건강은 영양실조가 되어 다른 질병에 감염될 우려가 높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것은 자기에게 필요만큼의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여 생기게 됩니다. 고난의 행군 때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은 것은 그들에게 질병이 있어서 죽은 것이 아니라 배급을 주지 않아서 먹지 못하여 굶어죽은 것입니다. 사람이 굶어서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가를 의료일군이라면 충분하게 알 것입니다. 영양실조는 하루이틀사이에 오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그리고 조금씩 와서 궁극에는 회복불능으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갑니다.
이: 최소한 사람이 섭취해야 하는 양은 어떻게 정합니까?
강: 네. 사람이 생명을 연장하기 위하여서는 필요한 양만큼의 영양분을 여러 가지 음식물에서 흡수하여야 하는데 그 양을 생명 칼로리라고 합니다. 이런 생명에 필요한 영양 칼로리는 남녀에서 틀리게 나타나게 되고 또 어른과 아이에서 다르게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나 표준적인 영양 칼로리 량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양인만큼 이 수준을 흡수하지 못하면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4월 달에 배급을 400그람 정도 준 것으로 보도가 되는데 이 400그람은 강냉이고 이 강냉이는 생명을 연명하는데도 부족한 영양 양입니다. 사람에게 하루 필요한 최저 량의 칼로리는 약 2천 칼로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강냉이는 100그람당 약 370칼로리로 계산되는데 400그람이면 약 1,200칼로리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저칼로리 량이 2천 칼로리라고 할 때 이 숫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북한국민들은 근 20여 년 동안 굶주림 속에 살아 온 것 때문에 영양상태가 많이 나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칼로리에도 못 미치는 배급이 보리 고개를 넘기에 너무 힘에 부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릿고개를 넘기려면 적은 량의 강냉이를 분쇄하여 가루를 내어 산나물이나 여러 가지 남새와 혼합하여 음식을 만들어 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북한주민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영양보충에 대한 예를 들어 주십시오.
강: 지금 북한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산나물입니다. 독이 없는 산나물을 채취하여 시루에 찌던가 아니면 물로 슬쩍 데친 후 국을 끓이거나 반찬을 만들어 먹는 것입니다. 또 산나물을 데치어 건조시키었다가 필요시 나물로 먹는 것입니다. 그리고 뿌리 약초인 도라지와 더덕을 채취하여 잘게 찢어 말렸다가 먹을 때 물에 불렸다가 반찬을 만들어 먹어야 합니다.
칡뿌리는 앙금 내었다가 강냉이 가루에 섞어 국수를 만들어 먹거나 두릅 뿌리를 캐서 말렸다가 가루 내어 강냉이 가루와 섞으면 국수가 쫄깃하고 먹기도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높습니다.
그 외 바닷가에서는 해초류들인 듬북이나 파랭이를 뜯어 말렸다가 강냉이와 섞어 가루 내어 먹을 수 있고 반찬으로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바다에는 산에서 나는 산나물만큼 종류가 다양하지는 못하지만 영양분은 산나물보다 더 높은 것이 많기 때문에 바다 나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해도 우리 몸의 영양을 보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산을 낀 데서는 산을 잘 이용하고 바다를 낀 데서는 바다를 잘 이용하여 우리들의 먹 거리를 보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굶었다가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어떤가요?
강: 네. 굶었던 사람이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안 됩니다. 굶었다는 것은 한두 번 굶었던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며칠을 먹지 못하였던 사람과 항상 굶주려 있는 사람이 한 번에 많이 먹는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굶었던 사람이 굶었다가 한 번에 많이 먹는 것은 절대로 안 되죠.
제가 어릴 때 어르신들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 자치주에는 왕청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기장쌀과 밀이 주 생산지인데 미운사람은 기장밥을 먹이라는 말까지 있는 곳입니다.
어떤 나그네가 길을 잃고 산중에서 며칠을 헤매다가 산막을 찾아 왔는데 주인이 기장밥을 해주었답니다. 기장밥에 당콩을 두고 밥을 지으면 구수한 냄새에 침이 꿀꺽 넘어갈 정도로 향기 나고 기름이 흐르지요. 나그네는 며칠을 굶은지라 더운밥을 정신없이 먹고 나서 그 자리에 식곤이 와 누웠는데 그대로 심장마비로 죽고 말았다 합니다. 제가 의사가 된 후 이런 사례를 여러 곳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신경은 아픔과 흥분을 전달하여주지만 맛을 느끼고 물체를 보고 듣는 신경은 특수신경으로 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만족이 심장자률 신경까지 만족시키면 결국 심장도 흥분에서 휴식하면서 정지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굶었다가 한 번에 많이 먹는 것은 신체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결론입니다. 대신 한 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그 많은 음식을 조금씩 여러 번 나눠먹는 것이 몸에는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영양은 없는 데 허기는 채운다는 것이 옳은 방법입니까?
강: 제가 생각하게에는 영양과 허기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양이 없다는 것은 한 두 번의 식사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몸에 필요한 양만큼의 음식을 먹지 못하였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것이 이유가 되어 생긴 허기는 한 두 번의 식사로 그것도 영양 없는 음식으로 주린 배를 채우려 해서는 허기가 없어 질수도 없거니와 영양이 좋아 질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는가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 합니다. 그저 한 끼의 식사로 허기를 채우려한다면 영양실조에는 그리 도움이 안 됩니다.
동물은 배를 곯거나 굶주리면 허기부터 집니다. 허기지면 동물의 모든 세포가 생존을 위해 배를 채우려는데 즉 음식을 먹으려는데 집중하게 됩니다. 이러면 체면이나 인격을 무시하고 지어 남의 것을 덮치거나 빼앗아 자기의 주린 배를 채우려 합니다. 이런 것 때문에 우리속담에 선비도 사흘 굶으면 딱정벌레도 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허기를 채운다고 말하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오랫동안 영양상태가 나빴는데 한 두 번의 식사로 허기를 채운다고 영양이 좋아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학적인 견지에서 보면 허기 채우는 방법은 몸에 더 나쁜 증상을 불러 올 수도 있습니다. 허기채운다면 거의 모두 과식하게 됩니다. 과식은 소화불량과 장에서의 흡수를 방해합니다. 그리고 극도로 포만감을 갖게 합니다. 이런 포만감은 심장자률 신경에 영양을 주어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장티푸스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허기를 채우는 방법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 동 의사 강유 선생님 진행에는 저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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