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나물도 되고 약도 되는 봄나물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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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산과 들에 피어난 봄꽃은 보기에도 좋지만 춘궁기나 흉년에는 밥 대신 배를 채울 수 있어 고마운 식물이기도 합니다.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소개한 칡뿌리와 느릅나무 뿌리껍질에 이어서 나물도 되고 약도 되는 봄나물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오늘도 도움 말씀에는 동 의사 강유 선생님입니다.

이: 안녕하세요.

강: 네, 안녕하세요.

이: 지금 북한의 산야는 어떨까요?

강: 북부 고산지대를 제외한 평안도와 황해도 그리고 함경도 평야지대엔 새싹들이 엄청 돋아났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오늘은 어떤 봄나물을 소개해주시겠습니까?

강: 네, 오늘은 둥굴레부터 소개하려 합니다. 둥굴레(옥죽)는 산나물로 식용가치가 제일 많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옛날 고전에서도 둥굴레를 많이 소개했고 또 춘궁이나 흉년에는 어김없이 둥굴레로 끼니를 이어서 생명을 부지했다고 하였습니다. 전 시간에도 말씀드렸지만 나는 어렸을 때 식량 고생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산나물을 캐려 많이 다녔는데 그때 제일 많이 캔 것이 둥굴레였습니다. 둥굴레는 한곳에 밀집되어 있고 뿌리가 땅속 깊이 박혀있지 않아서 캐기가 쉽고 많이 캘 수 있습니다.

이: 둥굴레는 잔뿌리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요.

강: 그렇습니다. 그걸 깨끗하게 다듬어서 시루에 살짝 찐 후 햇볕에 하루 정도 말립니다. 그렇게 말린 둥굴레를 옥수수 가루에 썩어 빵을 만들어 드셔도 좋고 옥수수 죽에 둥굴레를 넣고 드셔도 좋습니다.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둥굴레로 끼니를 잇는 것과 건강을 보존하는데 제일 효험이 높았습니다.

이: 둥굴레를 그냥 먹어도 됩니까?

강: 아닙니다. 맨 둥굴레로 식용을 하면 얼굴이나 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둥굴레에 있는 약 성분 때문입니다. 이런 증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둥굴레와 산나물을 혼합하여 식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둥굴레로 끼니를 이어가던 우리 가족에게도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서 저의 모친께서 둥굴레는 적게 넣고 다른 나물을 많이 넣어서 식용을 했는데 그 후부터는 이런 증상이 없었습니다.

이: 둥굴레에는 어떤 약 성분이 있습니까?

강: 둥굴레에는 여러 가지 약 성분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사람의 음을 보하고 마른 것을 누겨 주고 진액이 생기게 하며 강장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몸이 허약한 사람과 마른기침을 하는 사람, 가슴이 답답하며 갈증이 나는데 처방합니다. 한국에는 둥굴레 차를 비롯해서 많은 둥굴레 건강식품이 있습니다.

만성질환연구원을 찾는 환자들과 이야기 해보면 옛날에는 남한도 북한과 똑같이 식량 고생을 하면서 산나물을 많이 캐고 둥굴레도 많이 캐서 식용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혁명을 한 후부터 급속한 경제 성장을 하면서 지금은 식량이 남아돌아 쌀을 수매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쌀을 팔지 못해 안달하는 농민들의 정상을 통해 남과 북의 하늘과 땅 같은 현실을 다시금 가슴 깊이 느끼게 됩니다.

이: 나물도 되고 약도 되고 봄나물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강: 다음은 더덕(사삼)이 나물도 되고 약도 되는 봄나물입니다. 더덕은 산기슭과 골짜기에 무리지어 번식하는데 더덕이 내는 특이한 냄새 때문에 웬만한 사람들은 더덕 냄새를 맡고 더덕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더덕은 캐기도 쉽고 많이 캘 수도 있습니다. 겉껍질을 잘 다듬어 하루 정도 햇볕에 말렸다가 된장이나 고추장을 바른 후 생채로 드시던지 고기를 굽듯이 불에 구워서 드시어도 좋습니다.

더덕에는 사포닌이 있어 음을 보하며 허열을 내리어주고 폐기를 보해주며 기침을 멈추는 작용을 합니다. 열이 나면서 기침을 하는 환자와 입안이 마르면서 갈증이 있는데 한약으로 처방하기도 합니다.

이: 간혹 더덕을 먹을 때 쓴맛이 나는 데 이것은 어떻게 없앨 수 있나요?

강: 고추장이나 된장을 발라서 구워도 더덕에 있는 사포닌으로 하여 조금 쓴맛이 납니다. 더덕의 쓴맛을 없애자면 더덕을 깨끗이 다듬은 후 물에 3일간 울쿠면 쓴맛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사포닌이 없어지면 더덕의 약성은 그만큼 적어집니다. 다른 나물과 혼합하지 않고도 더덕 한가지만을 가지고도 식용할 수 있으며 여기에 반찬으로 산나물을 배합하면 좋은 영양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그렇군요.

강: 네, 다음으로 봄에 일찍 돋는 나물로는 냉이와 달래가 있습니다. 냉이와 달래는 독이 없는 나물이지만 매운맛이 있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속이 쓰립니다. 그러나 반찬감으로는 제격입니다.

산기슭 밭에 많이 돋는 달래는 뿌리째로 캐서 깨끗이 씻은 후 깨 기름과 식초를 조금 두고 반찬을 만들든지 아니면 달래 김치를 해도 단백 하여 입맛을 돋워 줍니다. 냉이는 그대로 식초간장에 살짝 무쳐먹으면 좋습니다.

이때쯤이면 산골짝 개울가에는 미나리가 많이 돋습니다. 미나리는 반찬으로도 좋고 약으로도 좋은 나물입니다. 옛날에는 생선을 끓일 때 미나리를 넣었는데 그것은 물고기의 독을 없애기 위해서 었습니다. 지금은 물고기를 끓일 때 미나리의 맛을 내려고 함께 넣기도 합니다.

이: 미나리에는 또 어떤 약 성분이 있나요?

강: 미나리에는 간 기능을 높여주고 황달을 없애주는 작용과 열물을 내는 작용을 합니다. 만성간염으로 간 효소 단위가 높을 때 미나리를 반찬으로 드시던지 가루 내어 차처럼 마시면 좋습니다. 미나리는 몸의 열을 내리는 작용과 오줌이 잘 나가게 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그전에는 황해도에서 논에다 미나리를 많이 재배하여 북한 전역에 약용으로 보내주어 내가 살던 홍원에서도 간염환자들이 황해도 미나리를 간염 약으로 많이 이용하였습니다.

이: 미나리를 잘 못 먹으면 독이 된다고 알고 있는데요.

강: 네, 야생미나리를 채취할 때는 꼭 독미나리와 분별을 잘해야 합니다. 독미나리도 미나리처럼 똑같이 생기고 똑같은 장소에서 자랍니다. 미나리는 줄기 속이 비어 있지만 독미나리는 줄기 속이 비어 있지 않습니다. 미나리를 캘 때는 반드시 이것을 확인하고 캐야 합니다. 독미나리는 방금 돋아나는 싹에도 독이 있어 적은 양에서도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북한의 높고 낮은 산들에는 식용할 수 있는 나물이 무진장하게 있습니다. 이런 나물들은 오염이 없는 청정지역인 북한의 산야에서 자라서 채취한 후 그대로 반찬으로 쌈 해서 먹어도 아무 탈도 없습니다.

이: 봄에 나물을 캐다 보면 엉뚱한 일도 많이 일어나죠?

강: 네, 북한에서는 봄이 되면 학생들이 농장에 나가서 강냉이 영양단지를 찍습니다. 학생 노력을 받은 농장에서는 학생들의 식찬을 위해 집집마다 김치나 시래기를 걷어서 학생들 반찬을 해주었습니다. 내가 담당한 구역에 농장 작업반이 있어 학생들 식사 검식을 하러 나가 보았는데 국거리로는 산나물이었습니다. 국을 맛을 보니 된장을 넣은 지라 조금은 씁쓸한 맛이 나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했습니다. 그런데 국거리를 먹어보니 나무의 줄기 같았고 아무리 해도 넘길 수 없었습니다. 봄에 돋는 풀이 독이 없다는 말을 듣고 농장원들이 나물을 뜯어온 것이 이름 모를 잡풀도 막 뜯어 왔던 것입니다.

이: 먹어서 안전한 봄나물 이어서 말씀해 주시죠.

강: 네, 세투리(씀바귀), 뱁조개(차전초), 민들레, 참나물, 두릅, 구기자순과 같은 나물들은 위에서 소개한 칡뿌리에서 얻은 녹말이나 둥굴레를 혼합하던가 아니면 속도전가루(북한에서는 강냉이로 변성가루를 만들어 그것을 그릇에 담고 물에 이기면 떡이 되고 묽게 타면 미숫가루처럼 되는데 금방 식사할 수 있다하여 속도전 가루라고 명칭 함)를 조금씩 두고 음식을 만들면 먹기도 좋고 영양가도 높아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나물도 되고 약도 되는 봄나물에는 많은 사연이 나에게도 얽혀 있습니다. 앞에 닥친 춘궁을 면하려면 건강관리를 잘하면서 위에서 말씀드린 산나물로 영양을 돕기를 충심으로 기대합니다. 다음 시간에도 봄나물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말씀 감사합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요.

이: ‘건강하게 삽시다.’ 나물도 되고 약도 되는 봄나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동 의사 강유 선생님 진행에는 이진서입니다.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