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 무좀-남성에게 많고 완치 어려워

마늘 끓인 물에 발 담그기, 정로환이라는 한방 설사약을 녹인 물에 식초를 타서 발 담그기. 도대체 이게 뭐하시는 건가 하실텐요, 남쪽 사람들이 무좀에 많이 쓰는 민간 요법입니다. 이 두 가지뿐 아니라 정말 셀 수 없는 민간 요법이 떠돌아다는 것이 바로 이 무좀이라는 병입니다. 그만큼 흔하고 치료돼도 힘들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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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무좀'에 대해 알아봅니다.

도움 말씀에 한의사(동의사) 김진희 선생님 함께합니다. 김진희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진희 :

네, 안녕하세요.

MC:

오늘은 지긋지긋한 무좀 얘기네요. 잘 낫게 해주는 여러가지 처방 부탁드릴께요. 양방에서는 이 무좀은 발백선이라는 병명으로 부르는 데요, 한방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김:

네, 한방에서는 발에 생기는 것을 ‘각습기’ 라고 하고요. 또 손바닥에 생기는 것을 ‘아장풍’ 또는 ‘아심풍’ 이라고 부릅니다. 또 손톱이나 발톱에 생기는 것을 ‘아조풍’이라고 합니다. 무좀은 기본적으로 땀과 관련하여 많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무좀의 일종이기도 하지만 무좀이라고 부르지는 않는 땀과 관련되어 생기는 질환으로서 자백전풍이라고 하는 질환이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이것을 흔히 어루러기라고도 하죠.

MC :

뭐 병증이 다양한 만큼 이름도 여러가지입니다…. 저희는 보통 발 무좀을 많이 생각하는데, 발 외에도 여러부위에 생기는 군요?

김진희 :

그렇습니다. 무좀은 곰팡이균이나 사상균에 의하여 생기는 균이 원인이 되는 병인데, 손이나 발에 주로 생기는 피부병의 일종입니다. 주로 발가락 사이에 많이 생겨서 우리가 무좀하면 보통 발을 많이 떠올리는 데요, 발 뿐아니라 손바닥, 손톱, 발톱, 심지어 머리 가죽, 두피도 무좀에 걸립니다.

양방에서는 그 생기는 부위에 따라 손가락이나 발가락사이에 생기는 것은 지간무좀, 손 발바닥에 껍질이 벗겨지면서 진물이 없이 생기는 것을 락설성 무좀, 각질증식성 무좀이라고 하며 또 물집만 생기는 것을 물집 무좀 또는 한포성 무좀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의 무좀 형태들이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따로 따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경과하는 과정에따라 합쳐지기도 하고 서로 섞여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환자라 하더라도 올해는 손발가락 사이에 지간 무좀에 걸렸다가 다음해에는 물집이 잡히는 한포성 무좀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는 말입니다.

MC :

머리 피부, 두피도 무좀에 걸리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김:

네, 머리에도 생깁니다. 이것을 두피백선이라고 하는데, 머리에 곰팡이 균이 번식한 것이거든요. 이전에는 민간에서 머리를 깍으면서 전염된다고 해서 이발충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원래 머리에도 기름기가 많고 이 기름이 항진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실 곰팡이가 잘 피는 부위는 아니예요.

하지만 상처가 생겨서 그 상처에 곰팡이균이 감염되면,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또한 서혜부, 즉 사타구니가 가려우면 대부분 습진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완선’이라고 하는 질환인데요. 완선은 사타구니에 곰팡이가 핀 것을 말합니다. 여성에게도 생길 수 있지만, 특히 젊은 남자의 서혜부에서 자주 발생하며 부위가 부위인만큼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오랫동안 방치하다가 심해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발가락에 생기는 것만 무좀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부위의 치료를 소홀히 하면 또 다른 질병이 생길 수 있고, 자의로 판단해 아무 약재나 바르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진찰을 받은 다음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꼭 가셔야 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무좀과 헛갈리기 쉬운 증상들도 있는데, 농포성 건선이나 수장 족저 농포증, 아토피성 수족부 습진 등은 무좀과 혼동하기도 합니다.

무좀이 아닌데 무좀약만 사서 바르는 경우는 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질환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무좀약만 사서 바르기보다는 피부과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 또 다른 질병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MC :

쉬운 병이라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군요. 그런데 이런 무좀은 겨울에는 좀 잠잠하다가 좀 날씨가 따뜻해졌다 싶으면 다시 시작되거든요? 여름철에 별 수를 다 써도 다음해 여름 다시 돌아옵니다. 이렇게 낫기 힘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 :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은 번식력이 강할뿐아니라 약물에 적응하는 능력도 높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완전한 치료가 되기 힘듭니다. 무좀 치료를 했을 때 가려움증이 없어지면 무좀이 나았다고 생각하면서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데 결코 치료가 된 것이 아나라 무좀균이 잠시 숨을 죽이고 있을 뿐 다시 살아나면서 약물에 대한 내성이 강해지게되거든요.

MC :

그런데 이 무좀은 사실 성인 남성에게 특히 잘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무좀이 원래 낫기 힘든 병인가요? 아니면 치료가 잘 못돼서 그런가요?

김 :

한의학의 문헌들에도 무좀의 형태들 중 습각기 즉, 발에 생기는 무좀이 남성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기술되어있는데요, 그 원인을 남성은 여성보다 몸이 더 습하고 열하고 방로 과다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남성들이 위에 열이 많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의학에는 12경맥이 있어요. 폐경, 심경, 위경, 간경 등인데, 이 12경맥 중 위경은 우리 몸에서 열기가 가장 많은 경맥 흐름이기도 합니다. 위경은 경로가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고 있거든요, 따라서 위경의 열이 많으면 그 열기가 발에 많이 모이면서 습각기가 발생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무좀은 흔히 발에 많이 발생하는데요, 발바닥은 인체의 어느 부위보다 피부 표현이 두텁고 또 혈관이 풍부하지 못해서 외부에서 어떤 불순물이 침습해도 그것을 방어할 수 있는 조건이 구비돼 있지 못하거든요. 이러한 원인들이 곰팡이균이 쉽게 증식하게 하는 근본이 되기도 합니다.

MC :

역시 남성들이 많이 걸리는 이유가 있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 남성들, 특히 남편이 걸리면 덩달아 아내가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전염된다고 무좀이 걸린 사람 신발을 조심하기도 하는데, 이게 근거가 있는 겁니까?

김:

무좀은 생각보다 전염성이 강합니다. 가족 중에 1명이 무좀 환자면 다른 가족도 옮을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무좀환자 2명중 1명은 본인 이외에 가족 중 무좀환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무좀의 가족간 동반 감염이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MC :

그렇군요. 아이들에게 옮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이번 여름엔 저도 무좀을 꼭 뿌리 뽑아야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음 시간엔 무좀 치료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김 선생, 오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김 :

감사합니다.

MC :

저는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진서, 구성에 이현주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