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7월이면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란 시가 생각납니다. 포도는 세계 과일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과일 생산량으로는 제일 많다고 하는데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오래 숙성해서 포도주로 마셔도 훌륭하죠. 하지만 뭐든 과하면 탈이 나는 법. 오늘은 술 중독에 관해 알아봅니다. 오늘도 도움 말씀에는 동의사 강유 선생님입니다.
이진서: 안녕하세요?
강유 : 네 안녕하세요?
이: 선생님 오늘은 술 중독을 주제로 정하셨는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강: 북한에서는 1996년부터 식량공급이 중단되면서 전국도처에서 밀주를 만들어 식량과 바꾸는 현상이 광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살기가 어려우니 술을 마시고 잠시나마 근심과 슬픔을 잊으려고 하다가 나중에는 술 중독자가 되고 간장에 무리를 주어 간 경변이나 지방간이 되게 하였습니다. 내가 살던 홍원은 동해 바닷가 도시여서 한낮에는 몹시 덥다가도 저녁이면 서늘한 고장이었는데 술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꽤 되었습니다.
이: 술과 관련해 북한에서 떠도는 얘기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강: 네.「남자는 술과 여자에게 진다.」 더울 때는 술을 마시면 혈액 순환이 잘 되어 더위를 가시게 하며 술은 추위를 이겨내게 한다.」 「술은 남자를 남자답게 한다. 술을 마시는 과정에 사업이 이루어 진다」뭐~이런 말들이 떠돌고 있지요. 그리고 중국인들은 술과 담배가 없으면 국가 경제를 운영할 수 없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이: 얼핏 들어보면 다 맞는 말처럼 들리는 데요.
강: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속을 파헤쳐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술은 오랜 옛날부터 사람이 이용해 오면서 음주의 정당성에 대한 별의별 이론이 다 있습니다. 이런 관계로 술 중독증은 세대에 이어 계속해서 사회에 만연되고 있습니다. 술은 약으로 생각하고 적당량을 마시면 몸에 이롭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기 몸에 적당량을 취하도록 마시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이: 선생님은 북한에서 진료소장을 하셨지만 중국에서도 의사셨는데 중국의 술 문화는 어땠습니까?
강: 내가 탈북하여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중국인들의 음주 문화입니다. 중국의 한족들은 술을 먹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안주를 먹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일단 친구들이 모여서 술상을 펼치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여러 가지 안주를 만들면서 술을 마시는데 안주는 많이 소비되나 반대로 술은 그리 많이 소비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이나 북한인이나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은 그와 반대로 술을 먹기 위해 안주를 약간 집을 뿐입니다. 배부르면 술맛이 안 난다. 이것이 이들의 음주 문화입니다.
이: 건강을 생각한다면 중국의 음주 문화가 바람직할 듯싶습니다.
강: 네, 어떤 방법으로 술을 마시던지 술이 과음하면 사고의 주적이라는 것을 평시에는 잘 알고 있다가도 일단 술만 마시면 그런 생각은 까맣게 잊고 흠뻑 취하는 것을 목표로 갈 데까지 가고 보는 것입니다.
술 중독증상은 한두 번의 음주로 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그리고 과음하는 과정에서 생깁니다.
이: 술 중독의 초기 증상은 어떻게 나타납니까?
강: 그 중독 증상은 제일 먼저 신경증상에서 나타납니다. 술을 마셨을 때는 알코올의 흥분작용으로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지나치게 심장 활동이 진행되다가 알코올 성분이 체외로 빠져나가면서 확장되었던 혈관과 신경이 수축됩니다. 그러면서 기억력 상실과 두통을 비롯한 전신 신경통이나 근육통이 생깁니다.
이: 보통 술을 많이 마시는 분들이 간이 상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술과 간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요.
강: 술로 하여 몸에서 제일 쉽게 병드는 장기가 간장입니다. 간장은 흡수된 알코올을 해독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였을 때는 일부 해독하지 못한 알코올을 그대로 피 속에 보내주므로 혈중 알코올 농도가 짙을수록 독선적이고 맹목적이며 자신의 생명의 위험에 대한인지도가 극도로 낮아지는 관계로 사고를 발생시킬 확률이 대단하게 높습니다.
이: 북한에서 음주로 인한 사고사건이 많습니까?
강: 내가 홍원에서 동의 과장으로 일할 때였습니다. 군사복무를 앞둔 남학생들이 부모가 직장에 출근한 사이에 아버지가 숨겨둔 술을 꺼내 마시고 두 명은 약 10분 경과 후 구토하고 한 명은 그 자리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구토한 2명은 각각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의식을 잃은 학생은 양쪽 눈의 시력을 완전 상실하였을 뿐만 아니라 눈썹과 머리카락까지 새하얗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들이 마신 것은 에틸알코올이 아니라 메틸알코올이었습니다.
이: 그런 일이 종종 있습니까?
강: 네. 이런 사건사고는 사람들의 입을 통하거나 보건부 통보자료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흥남 비료공장이나 비날론 공장, 단천 마그네샤 광산에는 공업용 메틸알코올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관계로 이곳에서는 종종 이런 사고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노동자들은 메틸알코올을 법랑 그릇에 담고 불을 붙이면 메틸알코올이 파란빛을 내면서 타는데 그 불이 꺼지면 그 알코올을 마십니다. 사고 난 학생의 아버지도 아마 그렇게 하려고 구했던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종신 장애인이 되고 아버지는 책벌을 받아 농촌으로 추방당했습니다.
북한의 명 맥주라는 룡성맥주나 인삼 술은 북한사람들이 말은 들었어도 마셔보지 못한 사람이 대다수일 것입니다. 이렇게 메마른 생활 속에 식량고까지 겹치어서 정상적인 사람도 취해보고 싶은 북한입니다. 이런 북한 실정이 알코올 남용으로 이어져서 여러 가지 참사가 끊이질 않습니다.
이: 술중독이나 술을 먹고 난 다음 숙취에 도움이 되는 민간요법 소개해 주시죠.
강: 생계란 두 알을 터뜨리고 거기에 식용 식초 반 숟가락에 설탕50미리그람을 넣고 휘저은 후 한번에 마십니다. 술을 과음한 다음 날 위가 쓰리고 머리가 뗑 할 때 그리고 속이 메슥메슥하면서 군침이 날 때 효과가 좋습니다.
다음은 칡꽃을 말린 것 20그램에 물100밀리리터를 넣고 30분가량 두었다가 칡꽃은 건져내고 거기에 설탕을 두 숟가락 넣은 후 잘 저어서 한번에 마십니다. 과음한 후 목이 마르고 가슴이 답답할 때 그리고 술독을 풀어주는 작용을 합니다. 칡은 북한에서 어딜 가나 구하기가 쉬운 약초입니다. 칡은 꽃뿐만 아니라 칡뿌리도 술독을 풀어주고 갈증을 멈추며 음주로 하여 생긴 허 열을 없애주는 작용을 합니다. 마른 칡뿌리를 잘게 토막 내서 100그램을 물 1리터를 두고 30분간 끓이다가 끓인 물만 찌워서 거기에 설탕 세 숟가락 넣은 다음 몇 번에 나누어 마십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낳다가 큰일은 못해도 자기가 생각하고 구상했던 것을 위하여 노력하다가 그 성공을 보지 못하고 한 생을 마감하는 것도 억울하다고 하는데 먹지 않아도 되는 술을 먹고 몸도 정신도 다 버리는 것은 어찌 보면 어이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여름철을 맞으면서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고들을 미리 막을 데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이: 말씀 감사합니다.
이: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술 중독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는 동의사 강유 선생님 진행에는 이진서였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