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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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 배앓이를 자주 하시는 분 있습니다. 잘 먹지 못한 상태에서 그나마 섭취한 영양분까지 제대로 흡수를 못하면 낭패인데요, 오늘은 봄철에 많이 발병하는 설사증세에 대해 동의사 강유 선생님의 도움 말씀 듣겠습니다.

이: 봄에 설사증세를 많이 보이는 주요 요인은 뭔가요?

강: 네. 봄에 설사 환자가 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낮과 밤의 온도차가 커서 감기 환자가 많은데 이런 상기도 염증이 위장에도 영향을 줘서 설사를 발병하게 합니다. 이런 설사를 감모형 설사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먹은 음식에 의한 설사인데 봄에는 산나물을 비롯한 남새(채소)를 많이 먹게 됩니다. 봄에 돋는 산나물에는 영양분도 있지만 독성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산나물을 채취하여 잘 가공해서 먹어야 합니다.

이: 산나물은 어떻게 요리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강: 산나물은 물에 데쳐서 그냥 사용하지 말고 물에 2-3시간 불렸다 반찬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산나물에 있는 독이 물에 풀려나가면서 독성분이 약해지거나 없어집니다. 몸이 튼튼할 때는 외부에 대한 저항력도 세고 독에 대한 해독능력도 강하지만 몸의 영양상태가 나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쉽게 감염되어 병에 걸려 앓게 되고 앓으면 심하게 앓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과 똑 같이 먹어도 몸이 약한 사람이 쉽게 체하고 위장 탈을 보게 됩니다.

이: 특히 노인과 아이들이 조심해야겠군요?

강: 네, 봄철 설사는 어른보다 어린이에게서 많이 발병하게 됩니다. 특히 영양실조가 있는 소아일수록 설사증이 심한데 이런 설사는 면역력과도 관계되지만 비타민 부족으로 오는 것이 많다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비타민 중에서도 비타민 D 부족으로 소아에서 설사증이 많이 발병하는데 이때는 비타민 D를 먹이면서 혹은 주사하고 영양관리를 하는 한편 하루 한 번씩 정오에 햇볕 쬐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치료와 관리는 몇 주 혹은 몇 달을 지속적으로 하여야 설사증이 멎을 수 있습니다.

이: 영양이 안 좋은 상태의 설사가 건강에는 더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강: 네. 그렇습니다. 영양상태가 안 좋은데 설사를 하면 탈수 현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면서 병증이 악화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영양이 안 좋으면 면역이 떨어지면서 물을 먹어도 설사를 하게 됩니다. 이런 증상은 기가 허하거나 기가 허하여 처지게 되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춘궁이라는 말은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옛말처럼 들리는 말입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아직도 춘궁이면 아사자 생기고 영양실조가 어린이들에게서 떠날 줄 모르고 있습니다. 봄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여러 가지 질병에 걸려서 신음하는 것은 봄이란 자연적인 환경과도 연관되지만 많은 경우 북한 주민들의 저조한 생활환경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빚어지고 있습니다.

춘궁이나 자연 재해는 많은 경우 노인과 소아들에게 피해를 주게 됩니다.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때도 제일 많이 아사한 연령이 노인들과 소아들이었습니다. 노인과 소아는 면역력이 약하여 자연 재해를 대응하는데 제일 취약합니다. 날씨 변동이 심할 때도 그 변화에 의하여 제일 먼저 병이 들고 앓게 됩니다.

이: 상식적으로 다 익은 것을 먹은 것 보다는 설익은 것을 먹으면 설사가 생길 것 같은데요.

강: 네. 음식을 가공 하는데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익혀야 위탈을 보지 않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설익혀야 음식 맛이 나는 그런 음식도 있지요. 북한에서 유행되는 요리법은 잘 익혀 먹는 것과 생것으로 먹는 것 이렇게 두 가지 요리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가 먹어보는 돼지고기는 잘 익혀먹어야 하겠지만 비계는 조금씩 여러 번 나눠먹어야 설사를 하지 않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생활할 때를 돌이켜 보아도 명절이라고 돼지고기를 조금씩 나눠준 다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설사를 했다고 하였습니다. 영양이 좋은 사람은 지방 흡수가 좋아서 설사하지 않지만 여윈 사람은 돼지비계를 잘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설사를 하게 됩니다. 이런 설사는 먹은 지방이 체외로 배설되면 멈춥니다.

다음으로 생것으로 먹거나 데쳐먹는 산나물이나 소채는 잘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에 살짝 데친 후 물에 불렸다가 반찬으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생채를 만들려면 반드시 식초를 이용하여 요리하면 봄나물에 의한 설사를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식초는 빈속에 그냥마시면 속이 쓰리지만 산나물이나 남새를 이용하여 반찬을 만들 때 이용하면 나물의 독소도 해독할 수 있고 위장에서 흡수도 잘되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민간에서는 봄철에 돋는 나물은 독이 없다고 생각하고 산에 가면 나무순이나 풀잎까지 채취해 옵니다. 산나물로 지정되지 않은 풀들은 사람의 식용에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이런 풀에는 독이 있을 수 있으니 잘 모르는 나물은 채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미나리아재비 과 식물인 독미나리는 한줄기라도 먹으면 생명에 위험하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해마다 독미나리를 미나리로 잘못알고 먹은 후 사망하는 사고가 전국적으로 수 십 건 씩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런 독초를 먹으면 몸에서 흡수가 빨리되기 때문에 제독할 시간도 없이 사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아직 잎이 활짝 피지 않았지만 순이 먹음직스럽게 돋는 옻나무를 다치지도 말고 그 순을 뜯지도 말아야 합니다. 옻은 옻독을 타지 않던 사람도 체질이 변하면서 옻독이 오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북한의 야산에 제일 많이 분포되어 있는 것이 옻이기 때문에 산에 가서는 앞과 주위를 잘 살피면서 다녀야 합니다.

이: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어떤 경우일까요?

강: 네. 봄철에 제일 주의해야 할 것은 산나물 채취와 환절기 건강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이른 봄에는 산나물보다는 들판과 산기슭에 돋는 나물을 채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길가에 많이 돋는 질경이는 몸에 좋은 약나물 입니다. 질경이는 소변이 잘나가게 할뿐만 아니라 설사도 멎게 하는 효험이 있어 다른 나물에 섞어 반찬을 만들어도 좋고 지금 채취해서 슬쩍 데쳐 말려두고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평시에 설사하지 않다가 산나물을 먹고 설사를 하면 산나물을 적게 먹거나 일시 중단했다가 설사가 멎은 다음 조금씩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위장병이 있는 사람은 산나물을 조금씩 먹어보아 설사기가 없으면 먹어야 합니다.

다음은 몸의 보온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봄에는 감기가 연례행사처럼 발병합니다. 많은 경우 옷을 기온에 맞춰 입지 않아서 감기나 위장형 설사가 발병하게 됩니다. 봄 날씨는 아침과 점심 날씨가 다르고 낮의 온도와 저녁 온도가 확연하게 다릅니다. 때문에 옷을 두껍게 입는 것보다는 엷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습니다. 더우면 벗었다가 날씨가 차고 바람이 불면 옷을 껴입어 체온을 보장해야 감기를 비롯한 설사 증에도 걸리지 않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노인과 소아 그리고 냉이 있는 여성들에게만 해당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런 생각은 잘못되었습니다. 노인과 소아는 물로 모든 사람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데 필수 조건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질병은 몸의 체온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병하게 되고 체온이 낮은 사람에게 발병확률이 더 높게 나타나게 됩니다. 때문에 환절기 체온관리는 질병을 미리 막는 중요한 건강관리입니다.

이: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민간요법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강: 네. 집에서나 작업공간에서 생강이나 계피를 넣은 차를 자주 달여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생강 혹은 건강 차는 몸을 따뜻하게 할뿐만 아니라 외부의 한랭을 막아주는 작용을 합니다. 그리고 지금 채취하는 칡뿌리를 잘게 다듬어서 말렸다가 설탕을 두고 차를 달이면 감기도 예방할 수 있고 설사를 비롯한 위장 질병도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칡은 많이 먹어도 탈이 없는 한약재입니다. 다음 시간에 어려운 한의학 용어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봄에 많이 발병하는 설사 증세에 대하여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 동의사 강유 선생님 진행에는 저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