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간 탈북자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습니다. 그것도 일류대학에 가는 분이 많은데요. 북한에서는 정규교육의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지만 남한에 가면 어렵지 않게 대학생이 됩니다. 4시간을 자면 일류대학에 갈 수 있고 5시간을 자면 떨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탈북자의 대학진학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봅니다.
조재희: 공부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잘해요. 평양에서 온 친구들은 공부 잘합니다.
대구 하나센터의 조재희 센터장은 북한에서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남한 대학에 가서도 절대 뒤처지지 않고 잘한다고 합니다. 소위 말하는 상위 1퍼센트의 우수 학생은 북에서 공부를 하건 남한에서 하건 수학이나 물리 등 세계 공통적인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잘들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일반학생의 이야기입니다. 더 나아가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탈북자입니다.
남한에 있는 탈북대학생의 평균 나이를 말하는 것에는 보다 정확한 자료가 있어야겠지만 확실한 것은 남한대학생의 평균 나이보다 훨씬 높다는 겁니다.
기자: 탈북자가 늦은 나이에 대학에 진학하는 이유는 뭔가요? 취업 때문입니까 아니면 남한적응 때문인가요?
조재희: 우선 자아실현을 꼽겠습니다. 인생에서 열심히 공부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이 남한 사회에서 열심히 공부하면서 느껴지는 성취감이나 그 다음 뭔가를 꿈꿔볼 수 있다는 점에서 탈북자들 중 만학도가 많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어떤 순간보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학원까지 진학하는 분이 많고요. 또 학점도 교수님들 만나보면 좋다고 합니다. 다만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것들이 취업과 바로 연결되는 취업성공사례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나센터는 남한입국 탈북자가 원하는 지역에 집을 배정 받으면 초기 정착을 도와주는 곳입니다. 남한전역에 이런 하나센터가 23곳이 있습니다. 그중 대구 하나센터에 연락을 해서 탈북자의 대학진학에 대해 알아본 것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조재희: 저희 대구는 예전부터 교육도시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실제 4년제 대학의 수가 일반광역시보다 많습니다.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계명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구대학교 등의 대학이 있습니다. 특히 대학들 중 대다수가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이 있어 의료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아 주민 대학생들이 주로 사회복지학과나 간호학과 또 중국을 경험한 특성을 살려 중어 중문학과 등으로 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기자: 탈북자가 대학진학을 많이 하고 일류 대학에 간다는 것이 맞는 말인가요? 아니면 오해가 있는 겁니까?
조재희: 정확한 전국 통계는 확인해봐야겠지만 현장에서 느낄 때 대학 진학률은 타 비교대상에 비해 높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지원 대상자체가 연령 조건이 만 35세 미만은 일반대학 학비 지원제도가 있고 전문대나 사이버대학, 평생교육 시설까지 포함해서는 연령 제한도 없기 때문에 탈북과정에서 사실 학업을 이어가지 못하거나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움으로 남은 주민이 많고 이런 기회가 있으니까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 뭔가에 매진해 볼 수 있는 기회, 남한사회를 조금 더 알고 싶은 또 자녀교육에도 필요한, 더 좋은 직장을 위해서 이러한 이유 등으로 대학 진학을 하는 비율이 높다고 봅니다.
기자: 대학진학을 위해 학력인정 등의 사전 요건이 충족돼야겠지만 정상과정을 밟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대학진학이 가능한 겁니까?
조재희: 우선 하나원에서 탈북자가 말한 것을 통해 학력인정 과정을 거칩니다. 저희 주민들의 경우 대부분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오신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한국 사회의 고등학교 졸업과 동일한 인정이 되기 때문에 대학진학을 위한 자격 요건은 갖추게 됩니다. 만약 고등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경우는 검정고시를 보거나 아니면 대안학교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인정을 받는 겁니다.
기자: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도 대학진학을 위해 공부를 많이 하는데 탈북자들은 짧은 기간 준비를 해서 소위 말하는 일류 대학진학이 가능합니까?
조재희: 우선 탈북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대안학교가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혹여나 고등학교 졸업장을 가지고 특례입학이 가능한 친구들이라 해도 본인의 학업능력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해 단기적으로 이런 대안학교에 들어가 공부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는 저희 같은 경우 배움터라고 있습니다. 1:1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서 부족한 과목 즉 대학공부를 하기 위해 필수적인 영어, 인문학, 한국사 등 본인이 원하는 학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움터가 있습니다.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라도 저희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동일하게 모든 지역에 이런 곳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대안학교가 가지는 역할이 학력인정만을 위해 또는 검정고시를 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제가 알기로는 대학공부를 이수할 수 있게 역량을 키우도록 학교가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에도 탈북자가 대학진학을 원할 경우 제도적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조재희: 교육지원은 중고등학교는 만 24세 이하로 고등학교 이하에 학교에 입학 또는 편입된 사람을 말하고 일반 대학은 만 35세 미만이고 고졸 이상 학력을 인정받은 후 5년 이내에 진학해야합니다. 남한에 오래전에 왔어도 고등학교 졸업인정을 안 받았다면 받은 이후 5년 이내 만 35세 미만이면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전문대 사이버대학 평생교육시설은 연령제한이 없습니다. 지원기간은 대학에 최초 입학 또는 편입한 날로부터 6년, 8학기 까지 지원됩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의학, 약학, 치의학, 수의학, 한의학은 8년 범위에서 12학기까지 지원이 됩니다.
기자: 학자금지원만 됩니까? 생활비 지원은 안 되나요?
조재희: 학자금만 지원됩니다.
탈북자의 대학 등록금은 정부가 지원을 하지만 생활비는 자신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인데요. 대학에 다니는 탈북자는 학교에 다니는 동안은 경제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최저생계비를 정부에서 지원받고 또한 각종 민단단체 장학금도 신청해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 단체 관계자의 말입니다.
민간단체 관계자: 보통 한국 학생들은 이런 것을 개인이 해결하지만 탈북자들은 기초 수급자로 어렵게 사는 학생이 많기 때문에 장학금을 여러 곳에서 주고 있습니다. 정몽구재단, 삼성, 우양재단 등에서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300만 원정도 주고 저희 재단의 경우 1년에 200만 원 정도 장학금으로 주고 있습니다.
북한출신들은 남한에 가면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싶어 할까?
기자: 최근 탈북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는 어떤 것입니까?
조재희: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대다수가 동일했습니다. 특히 공대를 가겠다는 친구는 없었는데 요즘은 공대나 전자공학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고 경제학, 고고인류학, 국어 국문학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기자: 그런 분은 남한에서 어릴 때부터 공부를 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데 어떤가요?
조재희: 그런 분도 있고 특히 인류학을 선택한 친구는 어릴 때 왔지만 공대를 간 친구는 북한에서 유사한 전공을 했던 친구입니다. 또 국문학을 선택한 친구도 북한에서 북한학을 공부한 친구입니다.
남한입국 탈북자 3만 명 시대, 그 수가 많아지는 만큼 탈북대학생의 수도 늘고 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한입국 탈북자의 대학진학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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