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한반도에서 새해를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간절곶에는 ‘소망우체통’이 있습니다. 이 우체통은 높이가 5m에 무게가 7톤이나 되는데 이 우체통에는 가슴속에 간직한 새해 소망과 애틋한 사연을 담아 수취인 없이 보내는 소망엽서가 모이고 있습니다. 2011년 신묘년 토끼의 해, 여러분 새해 달력 보고 계십니까? 올해 계획과 소망 또는 중요한 기념일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달력에 기록해 두는데 이 시간에는 새해가 되면 각 가정과 사무실에 두고 보는 달력에 관해 알아봅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은 열두 달이 한 장에 인쇄됐거나 한 달 씩 인쇄된 달력을 인민반을 통해서 또는 책방에서 구입하시죠? 특히 북한에서도 유명한 공훈배우의 사진이 들어가 있는 달력은 인기라고 알려졌는데요. 이런 달력은 비싼 값에 팔린다고 남한에 간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그러면 남한에서는 어디서 달력을 구할 수 있는지 일반 시민의 얘기를 들어보죠.
시민1: 달력이요? 은행에서도 주고 약국에서도 주고 그래요.
시민2: 달력을 주기는 하는데 예전처럼 주는 것은 아니고 은행에서 나눠주는 달력은 풍경화가 많죠.
시민3: 저는 마켓에서 하나 받았고 서점에서도 받았어요.
마지막 남한 사람이 말한 마켓이란 북한의 백화점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요. 이런 곳에서 해가 바뀔 즈음이면 무료로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달력을 하나 받았다는 말입니다.
북한 달력과 다르게 남한 달력은 국경일이나 설과 추석 같은 명절 그리고 일요일은 빨간 숫자로 인쇄됐고 나머지 요일은 검은색입니다. 달력 형태를 보면 4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는데 사무실 책상 위에 놓고 보는 탁상용 달력이 있고 거실이나 방에 걸어놓고 보는 벽걸이 달력, 고급 인쇄지를 이용해 한 장에 12달을 전부 넣은 달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은 크기의 상자에 12장을 넣은 소형 달력이 있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남한에서 80년대 초까지는 하얗고 얇은 종이에 365일이 인쇄된 일력이 인기였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한 장을 떼어 내는데 이 종이는 손바닥만 하게 잘라서 기록장으로도 쓰였고 종이가 귀하게 여겨졌던 시절, 화장실에서 뒷일을 보고 마지막에 긴요하게 쓰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귀한 물건으로 뇌물로까지 쓰인다는 달력을 남한에 간 탈북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연속으로 들어봅니다.
탈북자1: 북한에서는 일반 집에서는 달력 구경도 못 하는데 여기선 교회에서도 주지, 경찰서에서도 주지, 학회에서도 주지…
탈북자2: 달력을 인쇄소에 줘서 나의 기념품으로 만들 수도 있고 교회나 기업에서 홍보를 위해 주는 것이 신기하더라고요.
탈북자3: 달력을 집에 걸어 놓는 것에 의미를 안 두더라고요. 북한에선 달력을 거는 것을 하나의 장식품으로 해서 걸어 놓는데 여기선 달력을 걸어 놓는 것을 귀찮아하시더라고요.
탈북자4: 우리는 김일성, 김정일의 탄생일을 많이 강조하는데 여기는 국가적 명절이 다 빨간색으로 나오더라고요.
과학문명이 발달하면서 종이 달력은 사라지고 대신 컴퓨터나 휴대 전화기, 손목시계에 표시된 달력이 대신합니다. 남한에서 달력 만드는 일만 40년 동안 해오고 있는 인쇄소 관계자의 말입니다.
삼성: 주문이 별로 안 들어오네요.
기자: 지난해보다 주문량이 적었다는 말이죠. 매년 감소 추세인가요?
삼성: 양이 줄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컴퓨터로 달력을 대신하고 하니까 자꾸 줍니다.
기자: 달력에 들어가는 그림은 주로 어떤 것인가요?
삼성: 자연 풍경을 주로 하는데 산이 많이 들어갑니다.
(동요: 새달력)
남한의 한 백화점에서 달력 선호도에 관한 설문조사했는데 남한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달력은 유명 배우나 가수의 모습 또는 아름다운 풍경이 들어간 사진 달력입니다. 이어서 서양화나 동양화가 그려진 달력입니다.
특히 남한 사람들이 달력을 무료로 얻는다고 답해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달력은 주위에서 공짜로 얻는 것이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 됐습니다.
최근 그 규모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사업체를 알리기 위해 홍보용으로 달력을 주문 생산해서 고객에게 돌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소기업 또는 단체의 기념품이나 사은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중계자에게 요즘 잘나가는 달력에 대해 들어봅니다. 이철재 씨 입니다.
이철재: 요즘은 3개월짜리가 들어가는 3단과 날짜만 있는 것도 있지만 주로 배경이 들어가고 길게 늘어진 것이 대부분이죠.
예전과 같지 않지만 여전히 농어촌에서는 달력이 귀하게 대접받습니다. 농사와 물고기잡이에 필요한 정보 때문인데요. 농사에 필요한 24절기가 달력에 표시돼 있고 또 바닷가에 사는 어부는 달의 변화를 알 수 있도록 날짜마다 만조, 간조 시간이 표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달력에 들어가는 모든 정보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매년 자료를 제공합니다. 천문연구원 안영숙 박사입니다.
안영숙: 몇 년 전만 해도 옛부터 내려오는 역법으로 계산해 음력 날짜를 쓰는 일부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잘 못 계산해서 날짜가 틀려진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당황해서 연말에 바로 잡아 준 적이 있습니다.
음력은 그 계산 방법에 따라 364일이나 365일이 될 수 있습니다. 양력은 전 세계가 똑같이 쓰고 있지만 음력 계산은 달의 합착 시간 계산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나라마다 날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음력을 쓰는 중국과 베트남 등과 착오가 없기 위해서는 계산법이 통일돼야 합니다. 양력과 음력을 동시에 쇠는 남한은 지난 2007년 이후 올해 공휴일 즉 쉬는 날이 제일 많습니다.
안영숙: 올해는 신묘년 2011년으로 주 5일 근무제를 하는 일반 직장에서는 공휴일이 116일이 됩니다. 그리고 3일 연휴는 현충일, 광복절, 개천절이 있고 추석 연휴는 4일 연휴, 설날 연휴는 5일이 됩니다.
참고로 올해는 5월1일. 달과 화성, 수성, 목성, 금성을 하루에 볼 수 있는 천문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연말에는 개시 월식도 있다고 안 박사는 말합니다.
안영숙: 수백 년만에 한 번 일어나는 현상인데 조그만 별로 보이지만 별들이 나란히 있는 모습을 육안으로 또는 망원경으로 볼 수 있어 신기하죠. 개기 월식이 일어난다고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닌데 12월에 달이 밝았다가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지는 현상이 신기하잖아요.
날짜를 알기 위해 보던 달력이 이젠 소장 가치가 있는 기념품이 되거나 또는 기업의 총수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넣어 지인들에게 전해주는 선물로 그 쓰임새가 다양해졌습니다. 실제 남한의 민간환경단체는 남한의 산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생화로 꽃이 피어나는 계절에 맞춰 올해 풀꽃 달력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풀꽃: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빠른 속도에 지친 분들이 인간미가 있고 자연스러운 달력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자고 나면 변하는 세상, 가끔은 주변도 살펴보고 풀꽃 달력에 있는 야생화를 보면서 생활하면 훨씬 마음의 여유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다양한 모습의 달력에 관한 이모저모를 알아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