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북한 식량난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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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 장마당에서의 쌀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천정부지로 뛰다가 최근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여전히 일반 주민이 사 먹기에는 비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안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왜 갑자기 쌀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인지 알아보고 북한 당국이 앞으로 자국민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대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남한의 북한농업 전문가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부원장과 얘기 나눠봅니다.

이: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의 쌀가격 형성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권: 지금 상황은 장마당 쌀가격의 변동이 굉장히 심합니다. 장마당 쌀 가격은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전체 연간 곡물 수급과 상관이 있지만 오히려 외환 가격 즉 달러나 위안화 가격이 더 영향을 미치는 형국입니다. 2009년 11월 말 화폐개혁을 단행한 직후 북한의 쌀 한 킬로 가격이 23원 정도 했고 1달러 가격이 30원 정도였습니다. 둘이 별 차이가 없던 것이 그 폭이 점점 커지면서 외환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올랐습니다. 외환 가격은 금융 쪽이고 쌀 가격은 실물 쪽인데 외환 가격이 오르다 보니까 쌀 가격도 쫓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장마당 통제를 강화할때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합니다. 통제를 해도 전체 식량문제가 큰 문제 없이 넘어갈 것이다고 해서 하는데 그러다가 사후적으로 시장에서 반응이 나타나서 가격이 올라가면 통제를 다시 늦춥니다. 통제를 늦추다 보면 수급 상황이 어느 정도 맞물려 가면서 가격 안정이 되는데 지금은 당국에서 시장 통제를 심하게 하진 않았지만 연초에는 좀 사회 통제를 하는데 그런 영향으로 쌀가격이 올라가는 영향을 준 면도 있을 겁니다.

이: 북한의 2010년 곡물 생산량은 400만 톤으로 식량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중국에서 식량 수입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제기구가 발표하는 추정치와 남한에서 발표하는 북한의 곡물 생산량 추정치가 서로 다른 이유는 뭔지요.

권: 북한에는 개인 생산하는 물량이 좀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텃밭을 운영하고 있고 비공식으로 하천부지, 자투리땅에서 하는 물량이 있는데 이것이 꽤 됩니다. FAO에선 이러한 물량을 정곡 즉 도정 된 쌀로 20-30만 톤 추가 감안해서 추정 발표합니다. 하지만 남한에서는 북한의 협동농장에서 나온 공식 부분을 계산해 추산하기 때문에 제가 400만 톤이라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공식 부분에서의 생산량이 400만 톤 내외라고 얘기합니다.

이: 만약 북한의 실제 지난해 400만 톤의 곡물을 생산했다고 한다면 올해 부족분은 어느 정도나 되고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은 그 부족분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권: 북한의 연간 곡물소비량을 530만 톤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자체 생산량이 400만 톤 정도로 본다면 한 130만 톤 정도가 부족합니다. 이 부분을 채우는 방법은 3가지입니다. 우선 상업적으로 수입 하는 방법, 하나는 국제사회의 지원 그리고 나머지는 개인의 비공식 활동으로 채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곡물 수입은 어느 나라에서 얼마나 하고 있습니까?

권: 일단 무역을 통해 연간 30만 톤 정도 수입합니다. 2010년에도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 28만 톤 정도 됩니다. 12월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수입했다고 보면 30만 톤이 약간 넘는 수준으로 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수입이 없습니다. 그래서 2011년에도 이 정도는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겠는가 보고 있습니다.

이: 북한의 곡물 수입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그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권: 중국에서 곡물 수입한 것을 보면 12월까지 1억 1,500만 달러 정도로 봅니다. 쌀, 옥수수, 보리, 콩까지 합쳐서요.

이: 중국의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아서 중국도 수입을 하기 때문에 올해 북한에 곡물 수출하는 것이나 무상지원 하는 것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권: 영향도 있고 물량에는 영향이 없다 하더라고 가격이 올라가죠. 지금 중국에서의 올해 식량 사정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대북 수출이 양은 많지는 않지만 걸림돌이 되죠.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수입하는 여건이 나빠지는 것이죠.

이: 남한정부가 매년 40만 톤 정도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다가 최근 3년간 대북지원이 없었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북한에 식량지원이 끊겨 상황이 안 좋은 것이 현실입니다. 유엔에서 긴급구호로 보내는 식량이 한 10만 톤 내외라고 한다면 90만 톤은 여전히 더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권: 90만 톤 중에 다시 개인이 자구책으로 나오는 곡물이 20만 톤에서 30만 톤 정도로 봅니다. 그것까지 감안해 70만톤에서 80만 톤이 부족할 것으로 봅니다. 만일 그것이 더이상 해결 안 되면 식량난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봅니다. 과거 1990년 중 후반기에 북한에 아사자가 발생했는데 우리가 사후적으로 통계를 맞춰보면 요즘과 같은 방식으로 해도 몇 년간 같은 70-80만 톤 부족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지금과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시장도 많이 생기고 해서 미리 대비하기 때문에 같은 물량이 부족해도 아사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훨씬 적습니다. 시장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이: 중국이 공식 보고는 않지만 매년 20만 톤을 북한에 무상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50만 톤 이상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식량 증산을 위해 비료가 중요한데요. 북한의 비료 사정을 지난해와 비교해서 말씀해 주시죠.

권: 북한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을 많이 했습니다. 비료의 3요소인 N,P,K(질소,인산, 칼리)를 성분으로 계산해서 11만 톤 정도를 사용했습니다. 국내 과학자들이 계산한 것을 보면 북한은 매년 성분량으로 계산해서 매년 58만 톤을 사용해야 된다고 나와 있는데 그렇게 볼 때 11만 톤은 실제 소요량의 19% 정도밖에는 사용 못 한 것이 됩니다. 아마도 대책이 없을 겁니다.지금 북한은 화학비료가 부족해 연초부터 유기질 비료의 생산을 독려 하지만 유기질 비료의 공급만으로는 곡물증산이 안 되기 때문에 비료도 작년 수준의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정리를 해보면 북한의 악화된 식량 사정이 자체적으로 해결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 당국이 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권: 지금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금년 수급상황이 최근 몇 년간의 상황과 비슷할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의 곡물 가격이 지금 상당히 높고 앞으로도 안정적이지 않을 겁니다. 소득이 없는 취약 계층은 그 고통이 전과 비교해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대책은 북한이 외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 제일 빠릅니다. 이것은 결국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서 핵과 미사일 문제가 풀려야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정치적 당국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고 개별 가구가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 활동을 어느 정도 해야 될 것입니다. 그래야 개인은 식량을 사 먹을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고 시장 자체의 식량 가격이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정리하자면 첫째 국제사회의 관계개선 두 번째는 시장에서의 활동을 보장해주는 정책을 펴야 그나마 식량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의 식량사정과 전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