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북한의 후계자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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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을 즈음해 북한의 후계자 결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08년 뇌혈관계 이상 증세로 쓰러지고 난 후 다음 해 1월 자신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결정해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다시 지난 현재 북한의 후계체계 구축은 외부 세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 권력구도 전문가인 남한의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 연구위원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북한의 후계자 구도의 변화에 대해 알아봅니다.

세종연구소는 남한의 두뇌집단으로 안보와 남북통일.대외관계 등을 연구하며 통일.외교 정책 분야의 중.장기적인 국가전략과 정책대안을 개발하는 민간 연구소입니다. 정성장 수석 연구원은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며 북한의 권력 세습에 대한 무게 중심이 빠르게 변화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성장 수석 연구원을 전화 연결했습니다.

기자:

현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정성장:

김정일의 건강 상태는 재작년인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악화 됐다가 점차 회복을 해 왔습니다. 2008년 12월경부터 본격적으로 대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고 2009년에 와서 뇌졸중은 서서히 회복돼 상태가 좋아졌지만 우울증에선 벗어나진 못한듯합니다. 그래서 술과 담배를 다시 시작하게 됐고 뇌졸중은 회복됐지만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이 악화돼 혈액 투석 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혈액 투석 치료를 받고 나서는 상당히 호전됐다가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건강이 안 좋아져 침체한 모습을 보이고 한 주간에도 상태가 좋아졌다 나빠지는 상태를 반복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김정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이유로 김정일은 외부세계의 예상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셋째 아들인 김정은에게 권력을 이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작년에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자리를 먼저 넘기고 정책 관련해서도 기본적으로 김정은에게 핵심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당 부분을 넘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기자:

정 위원께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체제 구축 후 급진전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지요?

정성장:

작년 1월8일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이 된 후 지난해 상반기에 김정은의 정치적 지도체계가 수립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을 중심으로 북한의 중요한 권력기관과 엘리트가 뭉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까지 점차 알려져서 인민반에서 주민들에게 김정은 찬양 가요인 ‘발걸음’을 암송하게 하는 단계까지 갔습니다. 작년 하반기에는 김정은의 정책적 지도체계도 뿌릴 내리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가지 주목할 사실은 이미 작년 여름으로(5-6월경) 판단이 되는데 그때 군대에 대한 김정은의 지도체계도 본격적으로 착수 했고 그럼으로써 김정은은 현재 당과 군대에서 제 2인자의 지위를 확고히 구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추가로 고려할 사항은 김정은의 권력장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3대 부분 즉 당, 군대, 공안부분 특히 공안 부문에선 제 1인자의 위치에 작년에 오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북한의 엘리트를 감시하고 방첩활동을 하는 국가안전보위부 부장에 임명됐고 그럼으로써 김정은의 지위는 상당히 공고한 상태다 더는 후계자 결정을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김정은의 영향력이 현재는 북한의 대내외 정책까지 깊게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30일 북한의 화폐교환 단행 이후 그 부작용으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인사개편이나 추궁은 어떻게 파악되고 있습니까?

정성장:

북한이 작년 화폐개혁을 할 때는 중국에서 무상원조가 북한에 올 것으로 예상하고 화폐개혁을 단행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예상과 달리 중국에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속한 지원을 미뤄왔고 그로 인해 화폐개혁 후 물자부족으로 상당히 북한은 심각한 경제적 혼란상태가 발생했습니다. 최근에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중국을 방문한 배경에는 6자회담 재개 문제 논의가 중요 부분을 차지하지만 중국이 약속했던 대북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차원이 있습니다. 화폐개혁이 생각하지 못했던 후유증을 겪게 됨에 따라 북한 내부에서 누군가가 그것을 책임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박남기 당 중앙위원회 계획제정부장이 최근 책임을 지고 그 직책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외에 화폐개혁이 북한 경제를 바로 세우겠다고 해서 추진됐는데 기본적으로 공적 부분이 지나치게 위축되고 사적부분의 팽배해 있었다는 판단, 북한 내부에서 빈부 격차가 지나치게 심화됐다는 것을 바로 잡는다는 차원에서 화폐개혁이 시행됐지만 의도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경제개혁개방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은 신년공동사설에서도 충분히 감지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와는 다르게 북한은 국방공업보다 인민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경공업, 농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 신년공동사설을 보면 인민생활 향상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같은 배경에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정된 후 인민생활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주민들에게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김정은이 주민의 지지를 받아내야 자신의 후계체제를 확고히 할 수 있다고 믿기에 인민생활 향상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북한의 체제 속성상 화폐개혁이란 것이 지도자의 결단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인데 화폐개혁의 부작용에 따른 후계 체제에는 영향이 없겠는지요?

정성장:

결국은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이 희생양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은 주민들의 요구에 타협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후계 체제에 일시적인 부정적 요소가 되겠지만 대북지원이 들어가고 북미관계가 개선돼서 미국에서 인도적 지원이 들어간다고 하면 지금의 불만은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자:

네, 지금 박사님께서도 말씀을 해주셨지만 올해 가장 관심사인 북미관계 남북관계 어떻게 바뀔 것인가? 진전이 있을 것인가?인데요. 아무래도 여기에 걸림돌인 북한의 핵 포기와 6자회담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가 관심거리인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정성장:

북한은 현재 6자회담으로 복귀하기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한 해법은 북한이 먼저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면서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곧바로 해제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김계관 외무상 부상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것도 그런 문제에 대해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봅니다. 김계관 6자회담 수석 대표와 북한 차석 대표가 함께 중국을 방문했다는 것은 6자회담 재개가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만약 6자 회담이 3-4월에 재개 되고 거기서 비핵화 문제의 진전이 있으면 북미관계도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과거 부시 행정부는 비핵화의 진전에도 정치적 관계 개선에 소극적이었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간다면 연락 사무소를 설치하고 관계를 보다 더 발전시키 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결단 여부에 따라 북미관계의 급진전도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네, 북한 주민 입장에선 남쪽의 식량지원이 있을 것인가 경제협력은 재개될까 일 텐데요. 6자 회담만 잘 이뤄진다면 남한정부의 대북지원은 준비가 다 된 상태인지요?

정성장: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서 비핵화 과정을 진행한다면 한국 정부도 국제사회에 발맞춰서 금강산 개성관광 그리고 대북지원에 보다 더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가 외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미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북미관계에 남북관계가 크게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핵화 진전 여부에 따라 남북한 관계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북한의 후계자 구도에 대해 남한의 세종연구 정성장 수석 연구위원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진행에는 저 이진서였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