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 출신자로 남한에서 대학을 다니는 탈북자 대학생은 8백여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탈북 대학생은 입학과 등록금에 대해 남한 학생이 누리지 못하는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탈북자가 남한에 가서 받는 교육지원 내용. 오늘은 대학입학과 변경된 등록금 혜택에 관한 규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남한의 청소년은 초등과정 6년과 중등과정 3년, 고등과정 3년을 모두 마치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선택해서 다른 학생과 경쟁을 하게 되는데 소위 말해 일류 대학 또는 의과대학과 법과대학 등 인기 학과는 모집 정원보다 지원자가 해마다 많아서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시철이면 남한 언론은 대학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입시 전쟁’을 치른다는 표현마저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출신 청소년은 남한 청소년과 달리 ‘재외국민특례입학’ 전형으로 일명 ‘특례생’이란 특별 대우를 받습니다. 이 제도는 남한 정부의 외교관 자녀를 위해 만들어졌는데 탈북자가 크게 늘면서 북한 출신자가 남한에서 받는 교육지원 내용에 포함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을 탈북자가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예도 있습니다.
조철민: (아들이)원광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아이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겠는지 1년 다니다 포기했습니다. (부모가)강요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탈북자 조철민(가명)씨의 아들은 특례입학생으로 대학에 들어가는 것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학업을 따라가지 못해 중도에 대학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간단히 재외국민 특례입학을 소개하면 외국의 학교에서 2년 이상 재학한 청소년이 남한에서 대학 진학을 하고자 했을 때 이에 해당되는 학생만을 따로 모아 정해진 절차를 거쳐 학과 모집 정원의 일정 수를 합격시키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지원자가 입학시험에 합격했어도 등록금을 내지 못하면 합격이 자동 취소됩니다. 하지만 탈북자는 정부의 지원으로 국립대학은 전액 면제 그리고 사립대학의 경우 등록금의 50%를 보조받습니다. 보통 남한 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이 400만 원 정도로 미화로 환산하면 3천 5백 달러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1년이면 7천 달러가 정도가 순수 등록금이고 얼핏 계산해 봐도 교재비에 교통비 여기에 생활비까지 합치면 최소 1만 달러 정도는 있어야 대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록금. 2011년도 북한출신 대학생은 지난해보다 학사일정을 계획하는데 좀 더 여유로워졌습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신효숙 교육지원 팀장입니다.
신효숙: 대학 학비지원의 범위가 과거에는 대학입학 후에 5년만 지원됐습니다. 예를 들어 4년 공부하고 1년만 여유가 있었는데 대학생이 돼서 중간에 개인 사정으로 1년이 아닌 2-3년 쉬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중도 탈락률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런 것을 막기 위해 대학 입학 후 6년 범위에서 8학기 동안 지원하는 것으로 연장했습니다. 보통 2년을 연속해 휴학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이 6개월 쉬고 1년 쉬고 하는 것을 합해서 2년을 쉬어도 학자금 지원이 된다는 얘기죠.
휴학은 대학 생활 중 등록을 하지 않아도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과연 어떤 이유에서 대학생이 휴학을 하게 되는지 들어봅니다. 대학 4학년 생인 차은지 씨도 2년의 휴학을 끝내고 이번 학기에 복학한 경우입니다.
차은지: (휴학) 엄청 많이 하죠. 요즘 휴학 안 하는 사람 거의 없을 걸요? 사람들이 휴학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취업 걱정 때문입니다. 취업이 되면 당연히 직장 생활하면 되니까 큰 걱정이 없는데 워낙 취업이 잘 안 되니까 학생들이 확실히 취업이 결정되기 전에는 섣불리 졸업해서 무직 상태로 있기 싫으니까 공부도 하고 휴학해서 아니면 사회생활을 경험해 보다가 취업이 확정되면 졸업하는 거죠.
예전에는 보통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해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회 초년생으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사회 초년생이란 말 그대로 경제활동을 통해 보수를 받고 일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미래를 설계하게 되는 첫 단계인데요. 정확하게 그 싯점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그 여파로 남한에서도 신규채용이 줄었고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게 됐습니다. 그런 이유로 대학생들은 졸업을 그리 반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차은지: 제 생각에는 그냥 대학 4년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나가기에는 뭔가 굉장히 부족한 느낌이 들거든요. 4년 공부했다고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 확신이 없으니까 학생신분일 때 이것저것 많이 해보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이유로 대학 4년 중 휴학을 하는 학생이 늘고 사회 현실을 감안해 탈북 대학생에 대한 지원도 바뀌게 된 것으로 본다며 탈북 청소년의 교육을 맡고 있는 단체들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셋넷학교 진로담당을 맡고 있는 이미숙 씨입니다.
이미숙: 탈북 청소년들이 나타내는 성향 또 탈북 청소년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현재 남한의 모든 대학생이 4년 동안 쭉 다니다 졸업하는 학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휴학하고 어학연수 갔다 오고 하는 것이 전체적인 흐름인 것 같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에게 1년만 휴학해라 하는 것이 모순인 것 같고 여러 측면에서 이런 것이 이런 것이 개선됐지 않나 싶습니다.
또 많은 수의 탈북 대학생이 남한에서 대학생활 도중에 학교와 전공과목을 달리해 다른 학교에 편입하기도 합니다. 이때도 탈북 대학생은 6년 8학기 범위 안에서 등록금 지원을 받게 됩니다.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자유터학교 김경희 간사의 말입니다.
김경희: 8학기 중에 만약 2학기를 썼다면 새로운 학교로 옮겼을 때 6학기만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대는 나이에 대한 규제는 없지만 남한에 온 지 5년을 경과하면 안 됩니다. 나이 40세를 넘었어도 상관없습니다.
이는 ‘북한이탈주민 교육지침’에 근거한 것으로 북한 출신이 남한에 가서 5년 안에 또는 어렸을 때 남한에 입국에 5년 기간이 지났지만 이 경우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5년 안에 대학에 진학하면 학비 지원을 받습니다. 중요한 것은 만 35세 이전에 대학에 입학해야 한다는 조항입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이 꼭 명심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정부에서 무조건 등록금을 모두 대신 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법에는 수업료를 지원하지 않아도 되는 제외 규정도 명시해 놨습니다. 남한 통일부 관계자의 말입니다.
통일부: 일단은 여기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학교에 가면 지원이 안 되고 이전 학기 두 학기 성적 7% 미만을 받으면 그다음 학기는 지원 안 합니다. 하지만 다음 학기 성적이 좋아지면 그때 지원을 해줍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탈북자가 남한에서 대학에 입하하는 데 남한 학생과 달리 혜택을 보고 있다는 점과 2011학년도부터 입학생은 6년 8학기 동안 비싼 학자금 걱정 없이 4년제 대학을 다닐 수 있게 된 변경된 등록금 지원 내용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