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북한에 퍼지는 남한 씨디알

0:00 / 0:00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서 날려 보내는 대북전단과 동영상을 담은 씨디알에 북한 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민간에서만 보내던 대북전단을 남한군 당국에서도 대북 심리전의 하나로 보내면서 이것이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새삼스레 다시금 화제의 초점이 된 남한의 대북전단 사업에 관한 이모저모를 살펴봅니다.

대북전단살포 즉 심리전에 사용하는 전단을 풍선에 메달아 북한에 날리는 일을 남한군에서 한 일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군에선 이러한 공개를 불편해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 역시 남한 언론에 고스란히 공개됐는데요. 여성으로 남한 국방위원회에 속해 활동하는 송영선 국회의원이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언성을 높이며 따지는 당시 상황, 남한언론 YTN에서 편집한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송영선: 본 위원이 언론에 공개한 대북심리전 자료가 비밀입니까?

김관진: 심리전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송영선: 아니, 정부가 제대로 한다고 홍보하기 위해서 대북 심리전을 언론에 떠든 것은 놔두고 본인이 한 것은 기밀 유출했다고 저보고 하는 말이 ‘보좌관 교육 똑바로 시키시오. 이번 것은 없던 것으로 봐주겠소.’ 이것이 장관이 국회의원에게 할 말이에요?

김관진: 그 문제는 여기서 논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송영선: 왜 논란을 안 합니까?

남북이 서로에 대한 비방 방송을 하지 않겠다고 2004년 두 정상이 합의하면서 남한 정부 차원의 대북 삐라 살포는 없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정부 당국자 간 합의였고 민간을 포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과 정세 변화가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고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은 풀이했습니다.

김광인: 북한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키고 연평도 포격을 하는 등 직접 도발을 했기 때문에 즉 물리적 공격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같이 물리적 공격을 한다기보다 우리는 부드러운 방향으로 아마 심리전으로 대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남한 정부가 북한과의 약속을 어기고 본격적인 대북 심리전을 정부 차원에서 계속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 소장은 대북 삐라 살포의 문제는 앞으로 북한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는 점과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김광인: 북한이 열을 했다면 우린 겨우 하나를 한 것 정도인데 과거에 하지 않기로 했던 것을 먼저 어긴 것은 북한이죠. 군이 한 것을 가지고 (약속을) 어겼다는 것은 어폐가 있을 것 같고 다만 그것을 군이 직접 할 필요가 있겠느냐? 송영선 의원이 한 말은 하더라도 군이 하는 것 보다는 민간이 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 같습니다.

남한 국방부가 3월 초까지 북한주민이 간편히 데워 먹을 수 있게 포장된 쌀밥(햇반)과 소화제, 감기약 등의 의약품, 원주필과 지우개, 연필 등의 학용품, 치약과 칫솔 등 다양한 실용품을 담은 바구니를 남쪽에서 북한으로 대형 풍선 기구에 메달아 강원도 부대 등지에서 띄웠다고 송영선 의원은 밝혔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민간에서는 2004년 탈북자들이 ‘자유북한인초대교회’를 결성해서 김일성 주석 사망 10주년 때부터 대북전단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단체의 이름은 달라졌지만 이렇게 민간에서 해오던 풍선 띄우기는 지난해부터 씨디알까지 포함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북한개혁방송의 김승철 대표입니다.

김승철: 저희가 작년 2월 말부터 DVD 제작해서 북한에 넣고 있습니다. 김정일 사생활을 중심으로 주민은 굶어 죽는데 자신은 호화 사치스런 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북한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작년 9월부터 남북관련 뉴스를 월 단위로 편집해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보내는 풍선에 들어가는 씨디알은 한 장에 영상 정보량이 총 5시간 분량으로 그 내용은 ‘2011년 월간 남북관계 보도 2시간 55분’, ‘이집트 민주화 시위투쟁 보도 1시간 36분’, ‘고난의 행군시기 김정일은 무엇을 먹었나?’ 38분입니다.

탈북자 출신인 김 대표는 이러한 씨디알이 북한에 들어가서 주민 간에 퍼지기 시작했고 그러한 반응도 최근 남한에 입국하는 탈북자들을 통해 듣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승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제 이름과 경력, 북한에서 뭘 했다는 것을 전부 밝혔습니다. 그랬더니 북한에서 소문이 나기를 함흥출신 탈북자가 남한에 가서 큰 텔레비전 방송국 차리고 활동한다고 소문이 났답니다.

남한의 풍선단장 이민복 씨는 북풍이 불 때면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휴전선 부근으로 가서 비닐 박막에 수소 가스를 넣어 풍선을 만들고 그 풍선에 전단과 씨디알을 메달아 북한으로 날려보내고 있습니다.

이민복: 대체로 무게 단위를 풍선 하나에 7-8kg으로 잡았습니다. 바람 방향과 속도에 따라 특정한 날아갑니다. 이전에는 분계선 지역 위주로 보냈는데 멀리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함경도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이민복 씨는 자신이 탈북자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북한 주민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있고 또 알려줘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자신이 하는 일은 정치적 활동이 결코 아니라면서 전단 내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민복: 우리 전단에 첫머리부터 여러분, 중국이 천국이죠? 그러나 중국 사람들은 남조선을 천국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안 믿을 겁니다. 하면서 남조선 얘기를 쭉 해줍니다. 강철 생산, 반도체 세계 1위, 자동차를 연간 400만 대 이상 생산하는 것 그래도 또 안 믿겠죠? 그러면 마지막에 다시 반복해줍니다. 여러분 힘들면 남조선 갔다 온 조선족이나 외국인에게 조용히 물어보십시오.

북한 당국은 최근 남한의 대북전단 살포 즉 심리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풍선을 날려 보내는 ‘임진각에 대한 조준 사격’을 언급했지만 일부 탈북자 단체에선 북쪽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대로 임진각에서 공개적으로 대북전단을 날려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민복 풍선단장은 어떤 이유에서도 북한 주민의 알권리는 막아선 안 되며 동시에 요란하게 소리 내 할 필요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남한 내 탈북자가 보내는 대북전단의 힘을 이렇게 말합니다.

이민복: 전단 한 장이 발 없는 말이 천 리가는 구전문화가 형성된 북한에서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사실을 믿고 했는데 맞았습니다. 북한 당국이 36차례 남한 당국에 항의한 것으로 압니다. 풍선 기지를 포격하겠다고까지 하는데 종이 한 장이 뭐가 심각해서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만큼 북한 체제 유지 방해되니까 그러는 거죠. 6.25는 자기가 일으켜놓고 미국이 했다고 거짓말하고 심지어 소련에서 태어났는데 백두산이 고향이라고 조작하고 이런 것이 삐라를 통해 공개되니까 그게 두려워서 포격하겠다고 하고 이런 것이 삐라의 영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 오늘은 남한에서 대북 심리전의 하나로 북한에 보내는 대북전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