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탈북자 의료보험 1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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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면 자신도 알 수 없는 무기력감에 몸에 이상이 있는지 한 번쯤 진찰을 받아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환절기입니다. 특히 남한에 사는 탈북자의 절반 이상은 1년 안에 병원을 찾게 된다고 하는 데 이들은 병원비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에서 알아봤습니다.

남한은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개인이 비싼 진료비를 부담하지 않게 국가가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탈북자는 의료급여 1종으로 분류돼 거의 무료 진료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다만 동네 의원이나 병원 또는 종합병원을 이용할 때 1천 원에서 2천500원 미국 돈으로 하면 약 1달러에서 3달러를 자신이 부담합니다. 그리고 의사의 처방으로 약을 살 때 5백 원에서 9백 원 약 1달러를 자신이 냅니다. 보통 남한에서 담배 한 갑에 2천5백 원에서 3천 원을 한다고 하면 병원을 다닐 때 내야 하는 돈이 그리 부담이 안된다는 것을 북한 청취자 여러분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간단히 남한의 의료보험 체계를 설명하자면 크게 의료보호 대상자와 건강보험 대상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료보호 대상자는 또 1종과 2종 수급자로 분류되는데 탈북자는 1종 수급자가 됩니다. 남한에서 탈북자의 의료지원 사업을 펴는 ‘새조위’ 신미녀 대표의 말입니다.

신미녀:

1종 수급자는 나라에서 기초 생활비 즉 월 생계비를 받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들은 돈이 없으니까 의료비가 거의 무료가 되는 겁니다. 일반 남한 국민은 직장이 있으면 직장 보험을 들고 직장이 없는 사람은 지역보험을 갖게 됩니다.

쉽게 말해 탈북자는 크게 병원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프지도 않은데 병원을 찾는 탈북자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왜 유독 탈북자는 건강상의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은 것일까? 이것은 조금만 이들의 탈북과정에 대해 알게 된다면 곧 풀리는 문제입니다. 북한에서 이미 식량난을 지나며 영양상태가 안 좋았고 그런 몸으로 사선을 넘으면서 또 제 3국에서 숨어 지내며 불안한 생활을 경험한 탓에 남한에 도착했을 땐 이미 탈북자 대부분이 건강을 해친 상태입니다. 남한 정부가 운영하는 사회정착교육 시설인 하나원의 전정희 간호사의 말입니다.

전정희:

한국 사회에 와서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언어문제에 어려움을 많이 호소합니다. 알아듣지를 못해서 너무 신경을 써서 머리가 아프듯 같은 말을 쓰면서도 억양의 차이나 뜻의 차이로 말을 50%도 못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고 하고 그다음 남한입국을 위해 오는 중에 굉장히 머리 아픈 것과 관련한 상처를 갖고 있습니다. 북한의 가족생각, 탈북 과정에서 잃었던 가족 생각 또 자기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증상을 불안하다, 우울하다 이렇게 표현하지 않고 무조건 머리가 아프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머리 아프다고 하는 분들은 대부분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 들어와서 가장 예의 주시 하는 부분이 전염병입니다. 북한에서 식량난으로 못 먹어서 결핵 환자 발생률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굉장히 높습니다. 그다음 여자의 입국 비율이 78% 정도 됩니다. 그래서 여자문제가 많아서 부인과적 문제 그래서 탈북자 건강 문제를 심리치료를 요하는 병과 전염병 관리 또 여자가 많아서 부인과 문제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약을 먹고 나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 병원의 통원 치료를 요하는 질병입니다. 이런 질병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간호대학에 다니는 탈북여성 최종옥 씨는 임신 4개월로 출산을 준비 중입니다. 최 씨는 매달 병원에 가서 뱃속에서 자라는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최종옥:

일단 한 달에 한 번씩 가야하고 달 수가 좀 지나서 7-8개월부터는 한 달에 두 번가다가 출산이 임박해서는 열흘에 한 번 정도 가야 합니다. 매번 가서 초음파 사진을 찍습니다. 비용은 2만 원이 듭니다. 추가 비용은 없습니다.

병원 진료비는 크게 없지만 초음파 즉 컴퓨터를 이용해 태아의 상태를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는데 미국 돈으로 17달러 정도를 내야 합니다.

최종옥:

사실 간호학과에서 다니면서 병원에 실습을 많이 나갔습니다. 신생아실도 가고 분만실에도 나가서 초음파 찍는 모습을 많이 보고 소리도 듣고 했지만 내 아이라고 하니까 실감도 안 나고 내가 아이 엄마가 됐는가 하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론 걱정도 되고 그럽니다.

최 씨가 걱정하는 건 아이를 낳고 나서라고 말합니다. 남편도 같은 고향 사람으로 다른 가족이 남한에는 없어서 산후조리부터 육아를 모두 최 씨가 맡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이라 신생아를 돌보면서 학교를 잘 다닐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현재 탈북자라고 해서 출산 후 산후조리까지 의료보험으로 혜택을 볼 수는 없지만 남한 정부는 생활이 어려워 산후 조리를 돕는 사람에게 비용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이런 사람들을 위해 특별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새조위 신 대표는 말합니다.

신미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긴급 의료자금을 2백만 원 받을 수 있고 통일부에서도 탈북자에 한해 자부담의 30%는 지급해주는 것도 있고 지역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기금들이 있습니다.

8월 말에 출산 하는 최 씨가 출산으로 자신이 병원에 내야 하는 몫은 70-80만 원 미국 돈으로 하면 700달러 정도입니다. 몸이 아파서 또는 아이를 낳기 위해 병원을 찾는 탈북자는 자기 부담액이 많지 않고 또 설령 있다고 해도 그 금액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자신이 사는 거주지 행정 관청이나 민간 기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역 사회에서 탈북자의 정착을 돕는 공릉 하나센터 김선화 부장의 말입니다.

김선화:

사실 간단한 수준의 질환은 거의 정부가 지원해서 본인 부담금이 없습니다. 그런데 주요 질환이나 큰 수술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러더라도 반 이상은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만 본인 부담입니다. 그때 그런 돈을 어려워하시는데 북한이탈후원회나 저희와 같은 하나쎈터가 긴급한 일에 대해선 지원을 하기 때문에 그런 기관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의료비 문제도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탈북자로 올해 68세 된 이경옥 씨는 남한 생활 2년 만에 두 번이나 풍을 맞아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간호사가 정기적으로 집을 방문해 이 씨의 건강상태를 돌봐주고 있습니다.

이경옥:

감동받았습니다. 병이 저절로 나을 것 같습니다. 혈당 재보고 비타민제 주고 합니다. 탈북자는 물론 보건소에 등록된 사람들 보는가 봅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활비를 쪼개 북한에 있는 자녀들에게 송금 한다는 이 씨는 큰 병으로 자칫 위험할 수도 있었는데 고비를 넘겼다면서 지금은 컴퓨터 학원에 다니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한편 탈북자 의료지원 시설을 운영하는 민간단체 새조위는 서울에 있는 국립의료원과 충청남도 대학병원 내에 탈북자 의료상담실을 운영하면서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의료뿐 아니라 일반 상담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에는 부산 지역에 또 하나의 탈북자 전문 의료 상담실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탈북자의 건강과 관련 병원 이용 때 드는 비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였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