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이뤄지며 최근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 대해 중국 공안당국이 1급 경비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북한 지역도 국경지역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단속의 영향인지 최근 몇 달간 탈북자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데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에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봤습니다.
남한 통일부의 통계를 보면 탈북자의 남한입국 규모는 2006년 이후 매년 2천 명을 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에 따라 북한 당국이 내부 단속을 강화하면 탈북자의 수는 크게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6년 이후 4년여 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하면서 최근 신의주와 중국 단둥에는 그 어느 때보다 삼엄한 경계령이 발동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국경 경비가 강화되면서 탈북을 기도하는 북한 주민들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을 돕는 조선족 이명철(가명) 씨입니다.
조선족: 작년 이때는 일거리도 많고 했는데 탈북자가 여기 들어오는 것이 그전에 한 10명 왔다면 지금은 3-4명씩 들어오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 방문 때문인지 적습니다. 조선에 경비가 좀 심해졌습니다.
북한 쪽의 탈북자 단속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최근 탈북자 단속도 강화됐습니다.
조선족: 중국에서 잡혔다 하면 그전보다는 꺼내기 힘듭니다. 돈을 쓰면 되는데 전보다 많이 써야 합니다. 전에는 한 사람 뽑자면 500만원 들었는데 지금은 힘듭니다.
기자: 한국 돈 500만원이요? 미화 약 4,500달러요?
조선족: 네,
기자: 구류소 들어가면 빼기 힘들잖습니까?
조선족: 그런데도 뺍니다. 지방 파출소는 500만원이면 충분합니다. 구류소는 전에는 됐는데 지금은 힘듭니다.
기자: 바로 북한에 넘어가기 직전에 빼낼 수 있단 말인가요?
조선족: 그렇습니다. 그런데 친구들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 됩니다. 돈을 주면 되는데 돈 대주는 사람이 힘들어서 그렇죠.
하지만 북중 국경지역의 경계 강화는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탈북을 근본적으로 막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한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경 경비 강화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남한에서 단파 라디오 대북 방송을 하는 ‘북한개혁방송’ 김승철 대표의 말입니다.
김승철: 현재 특이 동향은 없습니다. 김 위원장이 중국에 갔으니 북한은 특별 경비주간에 들어갔을 겁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보도가 나면 중국 내 탈북자들은 몽땅 잠수를 타고 꼼짝 안 합니다. 지금 남한에 오는 탈북자가 매달 200-250명 되는데 70%-80%가 여성입니다. 대부분 중국에서 인신매매 당해서 한족과 살던 사람 아니면 숨어서 노동해 먹고 살던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숨어 살다가 자리 잡고 돈을 좀 벌어서 한국 소식을 알고 오는 사람이 많죠.
김 대표의 말을 들어보면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탈북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은 탈북자 단속을 위해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경비대의 근무 개월 수를 줄이는가 하면 근무지 이동을 하기도 하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하고 있다고 김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김승철: 국경의 군인과 장교, 보위원, 보안서원 등을 전부 교체해도 새로 오는 사람이 먹고살아야 되기 때문에 뇌물을 받습니다. 국가에서 주는 돈 가지고는 살 수가 없죠. 그리고 국경연선 자리는 돈 버는 자리라고 해서 상관들이 그냥 놔두질 않습니다. 상납도 해야 되고 자기도 먹고살아야 되는 자립니다. 그래서 국경 건너가는 사람에게 돈을 받아먹죠. 국경 건네주는 데도 장교에게 줄 때는 좀 비싸고 경비대 군인에게 줄 때는 값이 좀 싸고, 군인도 고참은 비싸고 신병은 싸고 그렇습니다.
남한의 탈북자 친목 단체인 ‘숭의동지회’ 최청하 사무국장은 현재 북한주민의 탈북은 줄었는지 몰라도 남한에 입국하는 탈북자의 수는 변화가 없다고 말합니다.
최청하: 최근에도 전과 변화가 없습니다. 지금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중국에 이미 와 있던 사람들 제3국에 있던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경비는 대단히 강화하고 북한에서 남조선행 기도하는 사람 처벌하라는 지시문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냥 나오는구먼요.
최 사무국장은 북-중 국경 상황이나 제3국에 있는 탈북자보다 최근 남한 주민이 큰 관심을 두는 서해에서의 남쪽 군함의 침몰 사건이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암살 목적으로 북한이 남한에 침투시킨 간첩 사건으로 인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가 피해를 보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청하: 지난번 간첩 사건으로 좀 복잡한 문제가 있긴 한데 이전에 원정화 간첩 사건 때는 직장에서 막 쫓겨나고 했는데 최근 그런 정보는 없습니다.
지난달 북한에 있는 가족을 탈북시킨 이학철(가명) 씨는 탈북 비용이 문제일 뿐 예전이나 지금이나 국경 경비대가 탈북에 있어 큰 장애가 되진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학철: 이미 거기서 중국하고 밀수하고 거래하던 사람 이 사람들이 농산물하고 약초하고 밀거래를 하다 보니까 북한 경비대를 끼고 있거든요. 돈만 있으면 넘어오는 데는 큰 지장은 없습니다. 지금 압록강 건너는 데만 해도 한국 돈으로 200만원 줘야 합니다. 압록강 건너서 태국까지 가는데 또 200만원입니다. 태국 들어가면 또 재판하고 하니까 못해도 한 사람당 400만원에서 450만원 한다고 생각됩니다.
브로커 즉 탈북 때 길잡이에게 지불 하는 비용은 그 등급에 따라 차이가 이었습니다. 국경지역 사람보다 내륙에 있는 사람을 옮길 때는 가격이 비쌌고, 혼자 움직일 수 있는 청년보다 노인 또는 어른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아동을 옮길 때도 역시 가격은 올라갑니다. 특히 국군포로는 남한에서 받는 보상금이 많다는 것이 외부 세계에도 알려져 일반인이 탈북할 때보다 10배 이상 많은 비용을 브로커는 요구했습니다. 쉽게 말해 국군포로가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브로커에게 지불하는 돈은 남한 돈으로 5천만원 미국 돈으로 4만 달러에서 5만 달러 정도였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6.25 전쟁 국군포로가족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이연순 씨입니다.
이연순: 법 자체가 그분들의 보상금을 주는 보상법이 내렸잖아요. 이것이 북한에도 골동품 못지않게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져서인지 돈을 많이 부르는 것 같습니다. 상황이 안 좋아서 국군포로 데려오는 것도 2005년 2006년엔 중국에 다 협상을 해줬는데 지금은 안 해주고 있습니다.
현재 탈북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탈북 경로는 중국 동북 3성에서 남방의 쿤밍을 통해 라오스 국경을 넘은 후 다시 태국으로 가는 길과 중국 동남부의 난닝에서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로 가는 길입니다. 탈북 브로커 김은아(가명) 씨입니다.
김은아: 단속이 심해서 다 휴식을 하는 상황이라 4월 들어서는 아예 일이 없습니다.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하면서 힘든 상황입니다. 중국에서도 단속이 심하다 보니까 탈북자 검거가 많습니다. 장춘 교도소는 들어갈 자리가 없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북-중 국경 상황과 탈북 비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